‘청약통장 무용지물 되나요’ 한 달 만에 20만명 이상 해지…이탈자 역대 최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661만2817명으로 전달 대비 21만990명이 줄었다. 한 달 사이 21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청약통장을 해지했다. 이는 2009년 5월 청약통장 출시 이후 가장 큰 월별 감소폭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기존 청약저축, 청약부금, 청약예금 등으로 분류된 청약통장을 통합한 상품이다. 민간아파트와 공공아파트에 모두 청약할 수 있다. 출시 이후 매월 가입자가 늘었지만, 올해 7월 처음 가입자 수가 줄었다. 지난 7월 1만2658명이 감소한 후 9월 3만3704명, 10월 14만6031명으로 감소폭이 계속 커지고 있다.
청약통장의 가입차 축소 원인으로는 분양 시장 부진이 꼽힌다. 청약에 당첨 시에도 시세차익을 노리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수요가 줄었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12월7일 기준 올해 전국 1순위 청약 경쟁률은 8.5 대 1로, 2014년 이후 가장 낮다. ‘10만 청약설’이 나왔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도 1순위 평균 경쟁률 4.7 대 1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49㎡에서는 가점이 20점임에도 당첨된 청약자가 나오는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보였다.
또한 청약통장 금리가 시중은행 예·적금보다 낮다는 점도 청약통장 해지로 이어졌다. 청약통장 금리는 2016년 8월부터 계속 연 1.8%에 머물다가 지난 11월에 연 2.1%로 0.3%포인트 올랐다. 시중은행 예금과 금리 격차가 여전히 크다. 12월 16일 기준 시중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농협)의 정기예금(1년 만기) 금리는 연 4.75~4.9% 수준이다. 적금은 연 8%까지 받을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예전에는 분양받는 게 일종의 로또로 여겨졌으나 부동산 시장 불황과 맞물려 신규 분양의 매력이 줄어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청약통장 이율이 크게 낮은 것도 또 다른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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