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초점] ‘누가 받아도 이상한’ 지상파 시상식의 의미는?

장수정 2022. 12. 1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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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와 MBC는 유재석이 (연예대상을) 받는 해와 받지 않는 해로 나뉜다."김구라가 웹예능 '구라철'에서 올해 연예대상 결과를 전망하며 내놓은 말이다.

진행 능력, 호감도, 영향력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톱 MC인 유재석이지만,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이 대상 수상을 배출할 만큼 올해 인기가 있었나'라는 질문에는 물음표가 따라붙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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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등 장기 프로그램으로 매해 수상자들 사실상 정해져 있어
OTT에게 화제성 빼앗긴 지도 오래…시상식이 오히려 방송사 예능 경쟁력 없다는 것만 증명

“SBS와 MBC는 유재석이 (연예대상을) 받는 해와 받지 않는 해로 나뉜다.”


김구라가 웹예능 ‘구라철’에서 올해 연예대상 결과를 전망하며 내놓은 말이다. 그리고 그의 언급대로, 2022 SBS 연예대상의 대상은 지난해 수상을 건너뛰었던 유재석에게 돌아갔다.


ⓒSBS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진행 능력, 호감도, 영향력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톱 MC인 유재석이지만,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이 대상 수상을 배출할 만큼 올해 인기가 있었나’라는 질문에는 물음표가 따라붙는 것이다.


시청률은 3~4%로 애매했으며,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MBC 새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에도 밀리는 모양새다. 프로그램 내적으로도 ‘출연진들의 케미가 너무 익숙하다’는 평을 받으며 새로움에 대한 요구를 받던 시기였다. 시청률도,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평가도 애매한 ‘런닝맨’으로 대상을 받는 것이 과연 적합한지에 대한 엇갈린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유재석 또한 의아한 표정으로 대상을 받은 뒤 “전혀 예상치 못했는데 이렇게 받게 되어서 지석진 형을 비롯해 다른 형들께 너무 죄송하다”라며 동료 연예인에게 사과를 건네기까지 했다.


오히려 뼈 있는 발언으로, 매해 비슷한 그림들을 연출하고 있는 지상파의 현실을 지적한 김구라의 웹예능 내용이 ‘더 재밌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그만큼 지상파들이 매년 개최하는 연말 시상식이 시청자들의 공감도, 흥미도 유발하지 못하는 신세가 돼 가고 있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대상 후보군 자체가 부실해 ‘어쩔 수 없었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없지 않았다. 유재석과 함께 신동엽, 지석진, 김종국, 탁재훈, 이상민이 이름을 올렸는데 이 중 김종국, 지석진은 유재석과 마찬가지로 ‘런닝맨’의 출연자들이었다. 나머지 신동엽, 탁재훈, 이상민 또한 SBS ‘미운 우리 새끼’, 또는 ‘미운 우리 새끼’의 파생 프로그램인 ‘돌싱포맨’에서 ‘무난한’ 활약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유재석도, 그렇다고 나머지 후보들도 이렇다 할 임팩트 있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올해 SBS 연예대상의 대상 결과를 향한 갑론을박의 진짜 원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벌써 수년째 ‘런닝맨’, ‘미운 우리 새끼’ 팀이 대상을 주고받으면서 ‘그 나물에 그 밥’, ‘나눠 먹기’라는 비난을 받고 있음에도, 이들을 위협할 만한 새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 더 근본적인 이유로 꼽히고 있다.


비단 SBS만의 문제는 아니다. 올해 MBC 연예대상의 강력한 대상 후보로는 ‘나 혼자 산다’의 전현무이며, KBS의 경우 ‘1박 2일 시즌4’가 거론이 되고 있다. 물론 예상, 추측일 뿐이지만 새롭게 떠오르는 프로그램, 후보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누가 받아도 ‘뻔한’, 지루한 시상식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드라마, 예능 할 것 없이 전반적으로 시청률은 낮아지고, 여러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들에서 강렬한 문제작들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화제성도 빼앗긴 지 오래다.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대박작’을 보는 것이 힘들어지면서 지상파 연말 시상식의 위상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여기에 반복되는 ‘그 나물에 그 밥’ 시상식은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더욱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재미도, 의미도 찾지 못하는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한 시상식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축제 분위기가 연출돼야 할 연말 시상식이 지상파의 초라한 현실만을 상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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