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올해도 득점 1위...'플로터 마스터' 워니 "MVP보다 팀 승리 우선"

차승윤 2022. 12. 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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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023 프로농구 안양 KGC와 서울 SK의 경기가 18일 오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SK 워니가 KGC 수비를 피해 슛하고 있다. 안양=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지난해도, 올해도 프로농구 최고의 외국인 선수는 한 명이다. 서울 SK 자밀 워니(28·1m99㎝)가 특유의 플로터를 이용해 2년 연속 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워니는 지난 18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3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안양 KGC와 원정 경기에서 40분 풀타임을 뛰며 32점 1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종료 직전까지 접전을 펼쳤던 SK는 워니의 활약 덕에 82-81 승리를 거뒀다.

워니는 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19~20시즌 SK에 입단한 후 3시즌 중 2시즌 외국인 선수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했다. 기복도 있었다. 2년 차였던 지난 2020~21시즌 코로나19로 어머니와 가장 친했던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 흔들리는 멘털에 체중이 불고 경기력도 떨어졌다. 그러나 전희철 감독 부임 후 마음을 다잡았고, 리그 최고의 스코어러로 돌아왔다. 지난해 평균 22.1점으로 리그 1위를 기록했던 그는 올 시즌 역시 23.1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워니의 주 무기는 플로터다. 오버핸드로 공을 띄워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슛이다. 일반적인 슛과 달리 천천히 떠올라 림 안으로 들어간다. 보통 장신이 아닌 가드 포지션 선수들이 많이 구사한다.

한국 프로농구에서는 장신인 워니가 골 밑을 돌파한 후 시도하는 플로터는 상대가 막기도 힘들고, 적중률도 높다. 상대 외국인 선수들은 SK 에이스인 워니를 마크하다 천천히 들어가는 플로터에 허탈감까지도 느낀다.

정작 워니는 플로터 구사를 두고 겸손하게 답했다. 워니는 “대학 졸업 후부터 플로터를 많이 연습했다. (미국 리그에는) 나보다 큰 선수들이 많아 익혔다”며 “생각만큼 어려운 기술은 아니다. 며칠 전 체육관에서 내 아내도 해내더라. 덩크를 즐기는 선수도 있고 선수마다 차이가 있다. 난 플로터를 구사하는 게 재밌다”고 했다.

SK는 지난해 통합 우승을 이루고도 정규리그에서 KGC에 1승 5패로 절대적인 열세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반대다. SK가 중위권에 머무르는 반면 KGC는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전날 경기 분위기도 달랐다. KGC가 수원 KT를 89-77로 꺾고 온 것과 달리 SK는 고양 캐롯에 84-106으로 참패했다. 프로농구 역대 공동 3위에 해당하는 3점 슛 21개를 허용한 '기록적인' 경기였다. 전희철 감독도 경기 전 "어제 3점 슛 21개가 성공하는 걸 코트에서 쳐다보고 있었으니 우리 선수들도 얼마나 황당하겠나. 선수들이 오늘 아침까지도 (충격에) 멍해 있더라"라며 "나도 잠을 못 잤다. 머릿속에서 3점 슛 21개가 계속 들어갔다"고 전했다.

승부처에서 워니의 힘이 컸다. 자신의 득점뿐 아니라 상대 에이스인 오마리 스펠맨 견제도 성공했다. 파워를 갖춘 플레이와 슛까지 갖춘 스펠맨은 워니에 버금가는 외국인 선수로 꼽힌다. 이날 두 선수의 1대1 매치는 워니의 승리로 끝났다. 워니는 외곽 위주 플레이의 스펠맨을 상대로 집요하게 골 밑에서 훅 슛과 페이드 어웨이 슛을 성공시켰고, 팀의 골 밑도 든든하게 지켰다. 매치업에서 밀린 스펠맨은 이날 14득점, 야투 성공률 17.4%로 부진했다.

워니는 경기 후 “어제 경기에서 잘하다가 흐름이 꼬이면서 무너진 점이 아쉬웠다. 오늘은 그러지 않기 위해 선수들이 집중력을 잘 유지했다”며 “난 항상 코트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감독님도 그렇고 (2옵션 외국인) 리온 윌리엄스도 그 부분을 잘 이해해준다. 내 경쟁심이 얼마나 강한지를 알아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스펠맨과 매치업에 대해 워니는 "스펠맨과 서로 존중하는 사이다. KGC는 1위 팀이고 스펠맨은 그곳의 구성원이다. 매치업을 자주 했기 때문에 서로 잘 알고 있다. 그가 잘하는 걸 막으려고 노력했다”며 “스펠맨에게는 알고도 막을 수 없는 부분들이 있지만, 최대한 막으려고 했다. 스펠맨도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니는 올 시즌 후 3번째 외국인 선수 MVP도 기대해볼 만하다. 그는 “아직 수상을 언급하기는 이른 것 같다. 지금은 그저 열심히 해서 승리에 공헌하는 게 우선이다. 하루하루 발전하는 게 내 최종 목표다. 그 부분에 신경 쓰다 보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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