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 시신 제단 올려 100분 영상 찍었다…'친트럼프' 美사제 최후

천인성 2022. 12. 1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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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이자 낙태 반대론자인 미국인 가톨릭 신부가 과거 태아의 시신을 제단에 올려둔 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사제직에서 해임됐다고 18일(현지시간) 외신들이 보도했다.

프랭크 파본(63) 신부. AP=연합뉴스


A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교황청은 미국 주재 교황청 대사인 크리스토프 피에르 대주교를 통해 미국 주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지난달 8일 프랭크 파본(63) '생명을 위한 사제들' 대표를 해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의제기는 할 수 없다.

파본은 SNS에 신성모독적이고 정치적인 내용을 담은 영상과 글을 올리고 교구장 주교의 합법적인 지시에 따르지 않은 혐의로 파면됐다.

언론을 통해 해임 소식을 들은 파본은 이날 SNS에 1시간 40분짜리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사제의 신분을 나타내는 로만 칼라를 착용한 모습으로 등장해 "수십 년간 교회에서 박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파본은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향해 "세상에서 가장 멍청하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교황청으로부터 공식 통지를 받지 못했다면서 "바티칸이 신부와 말하기 전에 언론과 먼저 대화를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낙태 반대론자인 그는 낙태와 미국 정치에 관한 의견을 SNS에 올리는 등 정치적인 활동으로 자주 마찰을 빚었다.

그는 2016년 낙태된 태아의 시신을 제단에 올려놓고 촬영한 영상을 SNS에 올려 텍사스주 애머릴로 교구로부터 조사를 받은 적 있다.

파본은 해당 영상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당선되면 미국에서 낙태가 계속될 것이라면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가 당선돼야 낙태가 금지되고 태아를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인 파본의 트위터 계정 프로필에는 그가 트럼프와 함께 찍은 사진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슬로건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적힌 모자를 쓴 모습이 올라와 있다.

파본은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하자 부정선거 의혹도 제기하기도 했다. 또 민주당에 투표한 가톨릭 신자들은 고해성사를 받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해 교계 안팎에서 비판받은 적도 있다.

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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