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 공개후 벨라루스 간 푸틴…우크라, 확전 대비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여년 만에 우방국 벨라루스를 방문하면서 벨라루스군의 우크라이나 참전 가능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상전 확대 가능성을 고려해 방어 대비에 나섰다.
푸틴, 3년 6개월 만에 벨라루스 회담
푸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하루 일정으로 정부 주요 인사를 이끌고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를 방문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한다고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를 방문하는 건 2019년 6월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그동안은 루카셴코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하거나 카자흐스탄 등 다른 나라 회담에서 교류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동맹관계의 발전을 위한 핵심 쟁점, 국제와 지역 내 시급한 문제 등에 논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벨라루스 국영통신사 벨타에 따르면 벨라루스 대통령실은 “주로 경제 분야의 전략적 논의가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면서도 “주변의 군사·정치적 상황과 국방력·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으로 러시아가 벨라루스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벨라루스군은 지난 10월부터 자국에서 러시아군 약 1만여명과 합동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에는 예고 없이 우크라이나와의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군 전투 준비태세를 점검했다.
우크라 "벨라루스군 개입 가능성 높아"
우크라이나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 16일 군사령부를 방문해 의견을 수렴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을 직접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공개한 뒤, 벨라루스로 가서 회담하는 것에 주목했다.
우크라이나 합동군 사령부는 18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 지도부와 공식 회의에서 이번 전쟁을 논의한 후, 벨라루스로 향했다”면서 “벨라루스군이 개입해 지상전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군 수뇌부, 주요 장관 등과 회의를 열고 확전을 대비했다. 그는 심야 연설에서 “벨라루스군의 현재 상황에 대해 파악하고, 우리 군의 준비 태세를 점검했다”면서 “우리 국경을 수호하는 것은 변함없는 우선순위로, 가능한 모든 방어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2월부터 러시아군에 자국의 군사기지를 제공하는 등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요구하는 직접 참전은 거부했다. 지난 2020년부터 벨라루스 내 반정부 시위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취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점령지 헤르손을 빼앗기는 등 수세에 몰린 러시아군에 병력 지원이 시급한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의 벨라루스군 참전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WSJ "인접 나토국 전쟁 확대 위험 고조"
WSJ에 따르면 벨라루스군의 참전 가능한 최대 병력은 1만~1만5000명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벨라루스군은 소련에서 독립한 후 30여년 동안 제대로 된 전투를 치른 적이 없어 실전 전투 수행력은 떨어져 있는 상태로, 전쟁의 향방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벨라루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라트비아·리투아니아·폴란드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로 전쟁 확대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한편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방송 WGTRK은 18일 푸틴 대통령이 이번 주에 중대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날짜와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DPA는 러시아의 경제 체제를 전시 체제로 개편하는 내용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도 이날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사령부의 회의,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최전선 방문, 푸틴 대통령과 루카셴코 대통령의 회담 등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로운 공격 작전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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