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개국 놓고 32강전 어떻게?… ‘와일드카드’ 부활하나
32강 토너먼트 압축할 조별리그 ‘고심’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 211개국은 이제 2026년 북중미의 캐나다·멕시코·미국에서 공동 개최되는 월드컵까지 4년의 여정을 새롭게 시작한다. 2022 카타르월드컵까지 32개국이던 본선 진출국을 48개국으로 확대된다. 다만 FIFA는 본선 진행 방식을 결정하지 않았다. 48개국을 놓고 32강 토너먼트 대진표를 그리기 위한 조별리그 3위의 ‘와일드카드’ 제도가 다시 도입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월드컵 메인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4개국씩 8개 조로 치러낸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방식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면서 “2026년 월드컵 방식을 놓고 재검토하고 다시 논의해야 한다. 의제로 올리겠다”고 말했다.
대륙별 예선을 통과한 32개국을 본선에서 4개국씩 8개 조로 분할하고, 풀리그를 통해 각조 1·2위로 16강 토너먼트를 펼쳐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현행 진행 방식은 1998 프랑스월드컵부터 도입됐다.
1982 스페인월드컵부터 1994 미국월드컵까지 본선 진출국은 24개국이었다. 조별리그는 4개국씩 6개 조로 진행됐고 각조 1·2위와 3위 6개국 중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낸 4개국의 ‘와일드카드’로 16강 토너먼트 대진표를 그렸다. 스페인월드컵 전까지 본선 진출국은 16개국이었다.
본선 32개국 체제는 대륙별 출전국 분할을 제외하면 기존 대회보다 상대적으로 저항에 부딪히지 않았다. 하지만 아시아·아프리카의 성장으로 세계 축구의 상향 평준화가 발생하면서 더 많은 본선 출전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간간이 나왔다.
특히 FIFA는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려는 노력을 암암리에 시도해 왔다. 48개국으로 늘어난 본선 출전권을 놓고 세계 축구계와 언론에서 중국을 의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FIFA는 2017년 1월 월드컵 본선 출전국 수를 48개국으로 늘리기로 결정하고, 2026 북중미월드컵부터 도입할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5년을 넘긴 지금까지 48개국의 본선 경합 방식을 결정하지 않았다.
앞서 아르센 벵거 FIFA 국제발전책임자는 지난 4일 카타르 도하에서 브리핑을 통해 차기 월드컵 본선 진행 방식에 대해 조별리그를 현행 8개에서 12개 조로 늘려 각조 3위 중 좋은 성적을 낸 8개국의 와일드카드로 32강 토너먼트를 치르는 방안을 검토 대상 중 하나로 언급했다.
벵거 책임자의 발언은 인판티노 회장의 구상과 유사하다. 이 구상이 채택되면 조별리그 3위의 ‘와일드카드’ 제도가 부활할 수 있다. 유럽·남미 이외의 국가는 조별리그에서 3위 이하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 ‘와일드카드’ 방식에서 토너먼트 라운드 진출 기회를 더 많이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축구계와 언론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또 하나의 방안은 조별리그를 3개국씩 16개 조로 분할해 각각 풀리그를 치르고, 각조 1·2위를 추려 32강 토너먼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 방식을 도입하면 출전국의 조별리그 경기 수는 2회씩으로 줄어들고, 최하위는 조기 탈락하게 된다.
다만 이 경우에서 ‘죽음의 조’ 증가로 중상위권 전력을 가진 국가의 탈락이 속출하고, 각조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동시에 치를 수 없는 단점은 과제로 남아 있다. 조별리그 최종전을 동시에 치르지 못하면 서로 유불리를 헤아려 승부를 조작하거나 긴장감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존재한다. FIFA 내부에서 조별리그 승부차기를 도입해 무승부를 없애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8개국을 24개국씩 2개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에서 4개국씩 6개 조로 분할해 조별리그를 치르는 방안도 거론된다. 그렇게 2개 그룹의 최종 승자가 결승전에서 만나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다만 이 방안은 복잡한 진행 방식 탓에 실현 가능성이 낮게 평가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