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름값 3년에 '1조2000억'…누가 누가 비쌀까

오현길 2022. 12. 1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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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1년 이름값이 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불황이라지만 그룹 공통 상표를 사용하면서 내는 일종의 수수료인 상표권 사용료로 기업들이 지출하는 돈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또 최근 적자로 인해 사업 구조 재편을 진행 중인 LG디스플레이도 1669억원의 상표권 사용료를 낸다.

내년 상표권 사용료도 83억원을 받기로 하면서 올해분보다 7%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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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그룹 중 상표권 수익 1위
전자 3818억·엔솔 2067억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최서윤 기자] ‘LG’ 1년 이름값이 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불황이라지만 그룹 공통 상표를 사용하면서 내는 일종의 수수료인 상표권 사용료로 기업들이 지출하는 돈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일반적으로 총수 일가 지분이 높은 지주사 ‘내부수익’으로 잡히는 상표권 수익은 통상 매출에 비례해 커지는 구조다. 쉽게 말해 영업이익이 줄어도 매출이 늘어나면 상표권 수익이 늘어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그룹 가운데 가장 많은 상표권 수익을 고수하고 있는 곳은 LG그룹이다. LG그룹 지주사인 (주)LG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LG전자와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들과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상표권 거래 약정을 최근 체결했다.

LG 상표권은 (주)LG가 보유하고 있는데, 11개 계열사와 올해 상표권 사용 관련 추정 거래금액은 총 3650억원에 달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지난해 상표권 거래규모 3445억원보다 200억원가량 늘어난 규모다.

내년 이후부터 거래금액은 더 오를 전망이다. LG전자가 3년간 상표권으로 3818억원으로 부담하며, 설립 3년 차 LG에너지솔루션은 2067억원으로 LG화학(1863억원)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배터리 매출 폭증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또 최근 적자로 인해 사업 구조 재편을 진행 중인 LG디스플레이도 1669억원의 상표권 사용료를 낸다.

지난해 상표권 거래 규모 2위(2187억)를 기록한 SK그룹도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상표권 수익은 늘어날 전망이다. 핵심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의 매출이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82.4% 증가하면서 상표권 사용료도 덩달아 오를 조짐이다. 내년에는 매출이 본격화되는 SK온의 매출까지 더해지면서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올 3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포스코홀딩스도 상표권 사용료가 오르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이사회에서 포스코건설과 올해 상표권 거래금액을 기존 보다 늘렸다. 1년 전 책정했던 사용료는 57억원이지만, 다시 78억원으로 37%를 더 거두기로 했다. 내년 상표권 사용료도 83억원을 받기로 하면서 올해분보다 7% 늘렸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지주사 출범 전까진 포스코에 브랜드 사용료를 냈고, 그때는 포스코와 내부거래를 제외한 매출액에서 산정했다"며 "하지만 포스코홀딩스와는 내부거래가 없어 올해분 사용료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레고랜드발 유동성 이슈와 원자잿값 급등, 부동산 경기 침체로 업황 악화를 겪고 있는 포스코건설에는 부담이다. 포스코건설 3분기 누적 매출은 6조864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 줄었고, 영업이익은 3분기에만 61%나 깎였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최근 부동산 경기 악화와 금리 상승,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건설 및 PF 유동화 시장의 자금경색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추가적인 유동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적 부진에도 상표권 사용료가 늘어나는 이유는 산정방식에 있다. LG나 SK는 상표권 사용료를 전체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뺀 뒤 0.2%를 곱해 계산한다. 포스코는 0.1%를 곱한다. 계열사 매출이 증가할수록 수수료가 늘어나는 구조다. 다른 기업들도 조금씩 비율 차이는 있지만 산정 기준이 비슷하다.

올해보다 내년 상표권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는 그룹도 있다. (주)GS는 GS칼텍스, GS건설, GS리테일로부터 올해 942억원의 상표권 수익 예상했으나, 내년에는 929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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