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출 0%대 성장...추경호 "경기둔화 예상보다 빨라"(종합)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금보령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우리나라 경기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경제 어려움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간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도 내년 ‘0%’ 성장에 그칠 것으로 우려된다.
추 부총리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2023년도 경제정책방향 당정협의회’에서 "내년 전세계 경기침체 영향으로 우리 경제도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직 우리나라 경제가 잠재수준 이상 성장세와 주요국 대비 낮은 물가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고용상황도 양적으로는 비교적 양호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올초 시작된 주요국 금리인상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다, 실물경제의 어려움이 본격화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수 있다는 점이 우리나라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봤다. 당분간 고물가는 지속되며 취업자수 증가세도 기저효과로 인해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것이 추 부총리의 전망이다.
그는 "정부는 내년 더욱 비상한 인식을 갖고 위기극복과 경제 재도약 목표로 4가지 방향에 중점을 두고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마련했다"면서 "당분간 물가 안정 중점을 두는 가운데 금융과 기업, 부동산 관련 리스크 등 거시경제 상황을 종합 고려한 긴축적인 정책 조합 통해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고 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내년도 국내 경제에 리스크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의 선제 대응을 통해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당정은 윤석열 정부 마지막 해인 2027년까지 1인당 국민총소득(GDP) 4만달러를 목표로 내년도 경제를 운용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연금과 노동, 교육, 금융, 서비스 등 ‘5대 개혁’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023년도 경방 정책 결과가 조속히 가시화되도록 예산안 등으로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해 운용하는 첫 번째 경제계획인 만큼 차질없이 진행해 국민소득 4만불 시대의 미래를 위한 주춧돌을 마련하는데 이번 경제정책 운용에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내년 우리나라 수출이 0.5% 증가에 그쳐 지난 2년간 누렸던 수출 호황이 종료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수출 규모가 큰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전기전자 업종에서 더 큰 감소폭이 예상된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수출 주력 업종을 대상으로 ‘2023년 수출 전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내년 수출이 올해 대비 0.5%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기전자(-1.9%), ▲석유화학·석유제품(-0.5%), ▲철강(+0.2%), ▲자동차·자동차부품(+0.9%), ▲일반기계·선박(+1.7%), ▲바이오헬스(+3.5%) 등이다.
기업 60.7%는 내년도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수출 감소를 예상한 기업도 39.3%에 달한다.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들은 높은 수준의 원자재 가격 지속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45.7%),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 부진(33.9%), 해상, 항공 물류비 상승 등 물류 애로(10.2%) 등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응답 기업의 28.0%는 수출 채산성이 악화할 것이라고 응답해 개선을 전망한 기업(18.7%) 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수출 채산성 악화의 요인으로는 원유, 광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54.7%),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비용 증가(14.3%),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이자비용 상승(11.9%) 등이 꼽혔다.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들은 수출 부진 대응 전략으로 공장운영비·판관비 등 비용절감(35.6%), 채용 축소 등 고용조정(20.3%), 투자 연기 및 축소(15.3%) 등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코로나19 이후 한국경제 성장을 주도해온 수출 증가세가 정체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정부는 원자재 수입 관련 세제 지원 확대, 수출물류 차질 방지 등 우리 기업의 수출 실적 개선을 위한 환경조성에 총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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