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이 있어야지" 국회의장 호통…예산안 막판 '진통'

오주연 2022. 12. 1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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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양심'까지 거론되며 '지각 예산 처리'에 뭇매를 맞은 여야가 네 번째 D-데이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예산안 처리 통첩일인 19일에도 핵심 쟁점인 법인세 인하와 경찰국·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을 놓고 여전히 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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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국회 의장실에서 회동을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금보령 기자, 박준이 기자] 정치인의 '양심'까지 거론되며 '지각 예산 처리'에 뭇매를 맞은 여야가 네 번째 D-데이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예산안 처리 통첩일인 19일에도 핵심 쟁점인 법인세 인하와 경찰국·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을 놓고 여전히 각을 세웠다. 그러나 최종 쟁점인 법인세 인하에 대해서도 접점을 좁히고 있고, 양당 모두 연말까지 예산 처리를 끌기에는 부담이 된다는 점 때문에 막판 타결 가능성도 열려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국회에서 김 의장 주재로 내년도 예산안과 쟁점 법안을 놓고 협상이 예정됐지만,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측에서 새로운 제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참여하지 않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께서 예산안이 이미 (처리)기한보다 많이 늦었고 파악해보니 한 두 문제 때문에 전체가 홀딩됐기 때문에 서로 적극적으로 전체 양쪽 다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오늘 중으로 합의처리했으면 좋겠다고 했기 때문에 양쪽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빠른 시간내에 접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일 양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3자 회동을 열고 내년도 예산안 관련 협상을 이어갔다. 약 1시간 걸친 협상에서 여야는 법인세 최고세율(현 25%)을 1%포인트 인하하는 것과 행정안전부 경찰국·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을 놓고 팽팽히 맞섰다.

법인세의 경우 국민의힘은 정부가 당초 요구했던 3%포인트에 준하는 정도의 인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의장의 최종 중재안대로 1%포인트 인하를 수용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국·인사정보관리단 예산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이를 전액 삭감하는 대신 예비비로 우선 지출하도록 부대의견을 담자고 한 의장 제안을 수용했지만, 국민의힘은 예비비로 우선 지출하는 것은 조직의 기능과 정통성을 부정당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협상했고 양보했다"면서 "국민의힘이 무한책임 있는 집권여당이라면 윤석열 대통령의 심기 경호에만 쩔쩔매지 말고 즉각 국회의장 중재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의장 중재안을 수용하면 바로 처리될 예산"이라면서 "주말 내내 오매불망 '윤심'에 맡겨 헛바퀴만 돌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속히 국회 본회의를 소집해 의장 중재안이든, 민주당 수정안이든, 정부 원안이든 이제는 예산안을 처리해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법인세와 경찰국·인사정보관리단 예산 등 두 가지로 전체 예산을 발목잡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특히 민주당이 이날부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위 활동을 가동하겠다고 밝히면서에 여야 경색 국면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전일 회동을 통해 법인세 인하에 대해서도 합의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른 찬물이 끼얹어진 셈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위를 시작하는 것에 대해 "명백한 합의 위반"이라면서 "일방적으로 민주당이 국정조사 특위를 운영한다면 그 이후에는 국정조사 기간을 연장해달라는 얘기를 할 수가 없다. 이 기간 안에 마치기 위해 (국정조사 특위를) 지금 시작한다면 우리가 약속했던 1월7일에 끝나게 하는 것도 절대 연장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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