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는 사람, 십중팔구는 '주담대 고정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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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사는 권지은씨(34)는 신혼집 아파트를 마련하려 은행 창구에 상담받으러 갔다가 고민할 것도 없이 고정금리를 선택했다.
지난달부터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5년 동안 고정 후 변동으로 전환)가 변동금리보다 떨어지면서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대출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국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29%, 변동금리 비중은 7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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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동안 변함없는 주담대 고정금리 선택 늘어나
대출자들 "고정금리 낮아져 불행 중 다행"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사는 권지은씨(34)는 신혼집 아파트를 마련하려 은행 창구에 상담받으러 갔다가 고민할 것도 없이 고정금리를 선택했다. "요즘 하도 금리가 올랐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오히려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1%포인트 이상 낮아서 불행 중 다행이다 싶었다"며 "내년 상반기까진 금리가 오른다고 하니까 일단 고정으로 선택했다"고 했다.
권씨가 안내받은 금리는 변동은 5.9%, 고정은 4.8%였다. 월 상환액으로 따지면 각각 237만원, 209만원으로 30만원 가까이 차이가 있다. 권씨는 "대출 기간 3년이 넘으면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3년 동안 고정금리로 갚다가, 이후에 금리가 떨어진다 싶으면 다시 변동금리와 비교해보고 낮은 쪽으로 옮겨타면 된다"고 했다.
주담대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최대 1.7%포인트 이상 낮기도
지난달부터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5년 동안 고정 후 변동으로 전환)가 변동금리보다 떨어지면서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대출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19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주담대 금리를 살펴보면, 고정금리는 4.59~ 6.66%, 변동금리는 5.17~ 7.72%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최대 1.7%포인트 이상 낮은 곳도 있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렇다. "최근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신규고객들 10명 중 8~9명은 고정금리를 선택한다. 고정금리로 대출하면 변동금리보다 낮은 것은 물론이고, 당분간 금리 추가 상승은 걱정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지난 10월까지는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낮아 금리 상승기에도 변동금리로 고객들이 쏠렸던 분위기와 확실히 달라졌다."
주담대 고정금리, 더 낮아진 이유는
그렇다면 주담대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아진 예외적인 상황이 벌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보통 고정금리는 은행들이 위험손실을 줄이기 위해 변동금리보다 높게 책정하는 편이다. 여기에 고정금리의 기준인 은행채 금리도 치솟아(은행채 AAA 5년물 기준 1월 3일 2.34% → 10월 21일 5.47%)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았었다.
그런데 경기침체 우려로 장단기 채권 금리가 역전(장기가 단기보다 낮아짐)되고, 금융당국이 채권시장 안정화 방안으로 은행채 발행을 줄이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은행채 AAA 5년물 금리가 하락(10월 21일 5.47% → 12월 16일 4.52%)하면서 고정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변동금리는 산정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 16일 사상 최고치(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4.34%)를 찍으며 매월 껑충 뛰고 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고, 코픽스가 오르면 그 반대다. 금리인상기에 예·적금 금리가 오르며 코픽스도 덩달아 뛰었고, 주담대 변동금리도 고공 행진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변동금리는 내년 초 8%를 넘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국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29%, 변동금리 비중은 71%였다. 직전 9월(고정금리 17.5%, 변동금리 82.5%)보다 고정금리 대출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한두차례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 때문에 당분간은 현재처럼 고정금리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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