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얼마면 돼… 뉴욕 메츠와 양키스의 뜨거운 겨울
우승을 위해 뭐든지 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와 뉴욕 양키스가 이번 겨울 지갑을 활짝 열었다.
메츠는 이번 겨울 MLB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의 중심이었다. 메츠는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을 텍사스 레인저스에게 빼앗겼다. 하지만 더 이상의 전력 누수는 없었다. 마무리 에드윈 디아즈와 5년 1억200만달러(1324억원), 중견수 브랜던 니모와 8년 1억6200만달러(2145억원)를 제시해 붙잡았다.
내부 단속이 끝난 뒤엔 외부 영입에 나섰다. 올해 사이영상 수상자인 베테랑 저스틴 벌랜더는 2년 8666만달러(1125억원), 좌완 호세 퀸타나를 2년 2600만달러(338억원)에 데려왔다. 일본인 투수 센가 고다이와도 5년 7500만달러(974억원)에 계약했다. 6명에게 쓴 돈은 무려 461만달러(6020억원)가 넘는다.
올해 2억8300만달러(3676억원·팬그래프 추정)로 MLB 3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연봉을 지급한 메츠는 내년에도 3억4400만달러(4467억원)를 연봉으로 쓸 것으로 보인다. 연봉총액 제한을 넘어서면서 내야하는 사치세도 8000만달러 이상을 내야 한다.
메츠가 이렇게 돈을 쓸 수 있는 건 '억만장자' 구단주 스티브 코헨 덕분이다. 코헨은 헤지펀드로 엄청난 수익을 낸 금융사업가다. 포브스가 추산한 그의 자산은 175억달러(22조7142억원)로 전세계 97위(2022년 기준)다. 코헨은 2020년 겨울,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메츠 구단 지분 95%를 24억5000만달러(3조1837억원)에 인수했다. 소셜미디어(SNS)로 팬과 소통하는 등 구단 운영에 열성적이다.
코헨은 뉴욕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카를로스 코레아도 영입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유격수 코레아는 13년 3억5000만달러(4547억원)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했다. 이유는 하나다. 메츠의 우승을 위해서다. 코헨은 "아무도 돈을 쓰는 걸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메츠는 이기고 싶고, (나는)팬들과 약속했다. 오버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악의 제국' 양키스도 화끈한 오프시즌을 보냈다. 아메리칸리그 홈런 신기록(62개)을 세운 프랜차이즈 스타 애런 저지와 재계약에 성공했다. 샌프란시스코와 양키스를 두고 줄다리기하던 저지는 9년 총액 3억6000만달러(약 4676억원)에 사인했다. MLB 역대 최고액이다.
저지 계약에 성공한 양키스는 투수력 보강에도 돈을 썼다. 올해 14승 8패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한 좌완 파이어볼러 카를로스 로돈과 6년 1억6200만달러(2124억원) 계약에 합의했다. 공식발표는 없었지만, 구단과 선수 모두 부인하지 않았다. 에이스 게릿 콜과 원투펀치를 이루게 된다. 저지와 로돈 계약에만 하위권 구단 1년치 예산을 쏟아부은 양키스는 내년 총연봉 2위(약 2억7200만달러)에 오를 전망이다.
저지와 로돈은 실패 가능성도 있는 FA다. 저지는 내년에 만 31세다. 그럼에도 9년 계약을 안겨줬다. 로돈은 어깨와 팔꿈치 수술 경력이 있다. 하지만 강타선에 비해 투수력이 아쉬웠던 양키스로선 절박했다. 둘 다 아프지만 않는다면 기량이 검증된 선수다.
양키스는 지난해에도 거액을 쏟아부어 동부지구에서 우승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역시 과감한 투자를 하며 도전했지만 이겨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선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벽에 가로막혀 월드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벌써 13년째 무관에 그친 양키스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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