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머리 휘날리던 18세 소년, 카타르서 왕이 되다 [결승전]

나승우 기자 2022. 12. 1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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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전 월드컵에서 긴 머리를 휘날리던 18세 소년이 카타르에서 왕이 됐다.

리오넬 메시가 프랑스를 꺾고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프로에 데뷔한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았던 메시는 만 18세의 나이로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다.

만 35세로 참가한 카타르 월드컵은 메시에게 마지막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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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16년 전 월드컵에서 긴 머리를 휘날리던 18세 소년이 카타르에서 왕이 됐다. 리오넬 메시가 프랑스를 꺾고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아르헨티나는 19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다옌에 위치한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승리(4-2)를 거뒀다.

이로써 메시는 오랜 숙원이던 월드컵 우승의 꿈을 이뤘다. 클럽에서 리그,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클럽월드컵, 대표팀에서 올림픽, 코파 아메리카 우승을 경험했지만 월드컵만 없었다. 4전 5기 끝에 월드컵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메시의 첫 월드컵은 2006 독일 월드컵이었다. 프로에 데뷔한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았던 메시는 만 18세의 나이로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다.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전에서 후반 교체 출전한 메시는 긴 머리를 휘날리며 그라운드를 누볐고, 교체 투입 15분 만에 데뷔골까지 만들어내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하지만 아르헨티나가 8강에서 독일에 패해 탈락해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은 메시가 중심이 돼 참가한 첫 번째 월드컵이었다.

이미 당시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성장한 상태였던 메시는 곤살로 이과인, 세르히오 아구에로, 카를로스 테베스, 앙헬 디마리아 등 초호화 공격진과 함께 월드컵 우승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그러나 메시는 대회 무득점에 그쳤고, 아르헨티나도 또다시 8강에서 독일에 패하고 말았다. 메시는 2회 연속 독일을 상대로 고개를 숙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이란,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4골을 기록했다. 16강 스위스전에서도 1도움을 기록했고, 8강 벨기에전에서도 중요한 활약을 펼쳤다.

4강에서는 네덜란드를 승부차기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 상대는 메시에게 2회 연속 아픔을 선사했던 독일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연장전 끝에 0-1로 또다시 무릎을 꿇었다. 메시도 좋은 기회를 얻었지만 유효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훗날 메시는 FIFA(국제축구연맹)와의 인터뷰에서 그 장면을 다시 본 후 "모르겠다. 뭐라고 해야할까. 운이 없었던 것 같다. 경기 중에는 이런 운이 찾아오고, 실제로 우리에게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눈을 질끈 감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은 이미 전성기에서 내려온 상태였다. 아이슬란드전 페널티킥 실축, 크로아티아전 0-3 완패 등 굴욕을 겪었고, 나이지리아를 잡고 가까스로 진출한 16강에서 프랑스에 3-4 분패해 탈락했다.

만 35세로 참가한 카타르 월드컵은 메시에게 마지막 기회였다. 그리고 메시는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선보였다. 조별리그 3차전 폴란드전을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했다.

16강부터 결승까지는 모든 경기에서 최우수 선수로 뽑혔다. 7골 3도움. 커리어 사상 최고의 활약을 펼친 메시는 대회 MVP는 물론 염원하던 월드컵 우승을 이뤄냈다.

이슬람 왕족만이 착용할 수 있다는 '비시트'를 입고 우승컵을 번쩍 들어올린 메시. 16년 전 긴 머리를 휘날리던 소년은 마침내 카타르에서 왕이 됐다.

사진=옵타, EPA, AP/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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