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만 해, 성관계는 안해"…中대학생에 퍼지는 '입친구'
중국 소셜미디어(SNS)상에서 키스만 하고 사랑엔 빠지지 않는 상대를 의미하는 '쭈이여우(嘴友·입친구)'라는 단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중국 매체 펑파이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17일 보도했다.
최근 중국 내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세 속에 현실성이 떨어져 보이기도 하지만, 연애는 하지 않고 키스만 나눌 사람을 찾는 메시지가 SNS 또는 대학가 게시판 등에 확산하고 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쭈이여우'는 키스만 하되 연인 관계로 발전하지 않고 성관계를 갖지도 않으며, 서로 생활에 간섭하지도 않고 어느 쪽이든 원하면 관계를 중단하는 일종의 '합의'에 의한 관계를 의미한다고 매체들은 설명했다.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합의'에 따라 키스를 한 뒤에는 서로 연락을 하지 않는 '익명의 일회성 관계'인 경우도 많다고 한다. 2008년쯤 처음 등장한 개념이나 최근 다시 온라인상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펑파이는 쭈이여우 관계를 경험한 젊은이들을 취재한 결과 "감정 처리 능력이 걱정돼 진짜 연애를 하기는 두렵다", "진짜 연애를 하고 싶지만 여러 이유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찾는 대안" 등의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시간, 감정, 돈을 투입하기 마련인 보통의 '연애'를 할 자신이 없고, 여건이 허락되지 않은 젊은이들이 '이성과의 스킨십 있는 친구 관계'를 원하면서 '쭈이여우'를 찾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온라인 반응은 엇갈렸다.
"개인의 선택일 뿐이다", "문제없다고 본다. 다만 상대를 주의 깊게 체크해야 할 것"이라는 식의 반응이 있는가 하면, "물물교환과 다름없는 관계", "감염병은 어떻게 하느냐"는 등의 부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온라인에서 쭈이여우를 찾는 글에는 성희롱성 댓글이 붙기도 하고, 쭈이여우로 만난 사람이 성관계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펑파이는 전했다. 경험자들은 자택이나 밀폐된 공간에서 쭈이여우와 만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난징대 심리건강교육연구센터 페이쥔펑 전 주임은 펑파이와의 인터뷰에서 "쭈이여우는 진정한 연애 경험이 아니다"며 "친밀한 관계로 들어갈 용기가 부족하고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며 타인을 불신하는 상황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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