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는 월스트리트로 오고 있을까? [3분 미국주식]

김철오 2022. 12. 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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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9일 개장 전 뉴욕증시 미리보기
산타클로스 자료사진. 픽사베이 제공

산타클로스가 올해 크리스마스에 미국 뉴욕 증권시장을 외면할까. 뉴욕증시는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장기 긴축 예고로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꺾고 움츠러들었다.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미국의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를 확인한 지난 14일(현지시간)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제 기업별 실적에 따라 주가 곡선을 다르게 그리는 ‘종목별 장세’가 예상된다. 2022년 장 마감을 2주 남긴 19일부터 닷새간 미국 유명 의류 브랜드 나이키,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1. 기대감 꺾인 ‘산타 랠리’

산타 랠리는 크리스마스 전후부터 이듬해 1월까지 이어지는 상승장을 말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980년 이후 10차례나 크리스마스 전후부터 연말연시에 20% 넘게 급등했다. 하지만 지난 연말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나스닥지수가 지난해 11월 고점(1만6212.23)을 찍고 하락한 뒤 S&P500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뒷걸음질을 쳤다.

올해 초 OTT 플랫폼 넷플릭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플랫폼스를 시작으로 기술주 중심의 ‘어닝 미스’가 속출했다. 악화된 기업 실적에서 지수도 버텨내지 못했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연준의 금리 인상은 증시의 반등을 억눌렀다. 고금리·고물가 국면에서 기업 실적이 살아나지 않고, 지수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올해 내내 반복됐다.

월스트리트 금융·증권가는 이제 내년 경기 침체 가능성을 경고한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8일 이코노미스트 84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종합해 “내년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60%”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투자은행의 전망은 더 험악하다. 내년 경기 침체 확률을 90%대로 제시한 전망을 투자은행 보고서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경기 침체가 다가온다는데, 연준은 고금리 국면의 장기화를 예고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4.25~4.5%로 상향한 지난 14일 “인플레이션을 연준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긴축 기조 유지에 집중하고 있다”며 “당분간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FOMC 구성원 19명이 각각 기준금리의 적정 수준을 점으로 찍어 제시한 점도표도 같은 날 공개됐다. 이 표에서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5~5.25% 수준으로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였다. 점도표의 중간값은 기존 4.6%에서 0.5% 포인트 오른 5.1%다. 파월 의장은 “이제 속도가 아닌 최종 금리를 어느 수준으로 정할지를 생각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FOMC 구성원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목적지(최종 금리)는 (점도표에) 적어낸 것보다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금리 인하가 없다는 데 그치지 않고 점도표의 최종 금리마저 상향될 수 있다는 얘기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 공개된 FOMC 점도표, 윌리엄스 총재의 인터뷰 발언은 뉴욕증시를 3거래일 연속 끌어내렸다. 지난주 다우지수는 1.66%, S&P500지수는 2.08%, 나스닥지수는 2.72%씩 밀렸다. 상당수의 성장주는 쏟아지는 실망 매물로 지수보다 큰 낙폭을 기록했다.

뉴욕증시에서 산타 랠리를 불러올 ‘빅 이벤트’는 연말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 연말 기술적 반등을 기대하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금융사 LPL파이낸셜 수석전략가 퀸시 크로스비는 “S&P500지수가 기술적으로 주요 지점인 3900에 가깝다. 지표 상당수는 과매도 상태를 나타낸다”며 “산타클로스가 과매도 랠리를 떠받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2. 나이키 [NKE]

나이키는 오는 20일 뉴욕증권거래소 본장을 마감한 뒤 시간 외 매매에서 회계연도 기준 2023년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발표 예상 시점은 한국시간으로 21일 오전 6시15분이다. 시가총액 1657억6000만 달러로 의류시장에서 세계 2위, 미국 내 1위인 나이키의 분기 실적은 섹터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이키는 지난해 하반기 공급망 차질로 떨어진 주가를 일시적으로 끌어올렸지만, 그해 11월 179.1달러에서 고점을 찍고 하락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16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05.95달러에 마감됐다. 월스트리트에서 나이키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0.65~0.69달러 선으로 제시돼 있다.

3. 마이크론테크놀로지 [MU]

한국 증시보다 먼저 마감되는 뉴욕증시에서 미국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한국 반도체 시장의 풍향계’로 불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처럼 D램 메모리반도체 생산에 주력하는 기업인 탓이다.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다.

마이크론은 오는 21일 나스닥 본장을 마감한 뒤 회계연도 기준 2023년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한국시간으로 22일 오전 6시로 예정돼 있다. 월스트리트는 대체로 0.03달러 이하의 미미한 EPS를 예상하고 있다. 직전 분기 EPS는 1.45달러였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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