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린이가이드]증시 하락에 돈몰리는 'ETF'…올해만 7조 늘어난 이유
다양한 투자구조, 리스크 분산 기능 탁월
편집자주 - [주린이가이드]는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의 똑똑한 투자 길라잡이입니다. 주린이들에게 낯선 주식이야기를 친절하고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증시 찬바람에 시장을 떠나는 투자자들이 오히려 상장지수펀드(ETF)에는 몰려들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올 들어 우리증시가 약 20% 가까이 하락하면서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12월15일 기준 45조2138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올해 1월 초 70조원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해 보면 크게 줄어들었죠.
투자자 예탁금은 주식 투자 열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그 규모가 클수록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는 자금이 더 몰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TF 순자산 총액은 12월16일 기준 80조2975억원 규모로, 올해 들어서만 7조원 넘게 늘었습니다.
ETF가 뭐길래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걸까요?
ETF란?
ETF란 상장지수펀드(Exchange Traded Fund)의 약자입니다.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증시에 상장돼 마치 주식처럼 시장에서 쉽게 사고팔 수 있는 펀드 상품이죠.
즉, 주식의 장점과 펀드의 장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이 ETF입니다.
2002년 10월14일 한국에 상륙한 ETF는 4개 종목, 순자산총액 3552억원으로 시작해 현재 655개 종목, 순자산총액만 80조원이 넘는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이렇게 단기간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다양한 장점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운용보수가 저렴하다는 점입니다.
펀드는 운용대가로 지급하는 운용보수가 1%가 넘고, 중도에 환매시 수수료과 부과됩니다.
또 환매 후에도 현금확보까지 1주일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도 하죠.
그런데 ETF는 운용보수가 0.2% 정도로 저렴하고, 주식과 마찬가지로 매도 후 이틀 뒤면 현금확보가 가능합니다.
거기다 아주 큰 장점이 하나 더 있는데요.
국내 주식과 달리 ETF는 매도시 거래세가 붙지 않습니다.
다만 매매차익과 관련해서는 ETF의 종류에 따라 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점은 주의하세요.
ETF 종류와 구성
주식시장에 수 많은 업종의 종목들이 상장돼 거래되듯 ETF로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지수형, 업종형, 해외지수형, 채권형 등 다양한 상품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되는 대부분의 상품을 간접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ETF의 매력입니다.
지수형은 코스피200, 코스닥150 처럼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입니다.
ETF를 검색해 보시면 KODEX200, KODEX레버리지, TIGER 200, TIGER 레버리지 등과 같은 상품을 볼 수 있을 겁니다.
KODEX, TIGER 등은 각 운용사들이 만든 ETF임을 구별하는 이름입니다.
KODEX는 삼성자산운용, TIGER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만든 상품이라는 것이죠.
200은 코스피 200을 의미, 레버리지는 2배를 의미합니다.
레버리지 상품은 코스피200지수가 1% 상승할 때 2% 수익이 나도록 설계한 상품입니다.
레버리지와 반대로 '인버스'라는 상품도 있습니다.
KODEX인버스와 같은 상품이 바로 그것인데요, 코스피 200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증시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상품인 것이죠.
이밖에 반도체나, 2차전지 등 특정 업종을 추종하는 업종형 ETF.
고배당주, 미디어 및 콘텐츠, 삼성그룹주 등을 추종하는 테마형 ETF.
코스피 200을 추종하듯 미국의 나스닥, 홍콩의 항셍지수, 일본의 니케이지수 등을 추종하는 해외지수형 ETF도 있습니다.
국채나 회사채 등을 추종하는 채권형.
원화, 달러화 등 주요국 통화를 추종하는 통화형.
원유나 금 등 기초상품을 추종하는 상품형 ETF 등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하락장에서도 ETF에 돈 몰리는 이유?
올해 ETF 수익률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6개 종목이 증시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는 '인버스형 ETF'로 조사됐습니다.
'인버스'는 앞서 ETF의 종류와 구성에서 잠시 설명드린 바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주식은 내가 보유한 주식이 상승해야 수익을 얻습니다.
반면 ETF는 구성에 따라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다양한 상품들이 있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앞서 말씀드린 '인버스' 상품, 인버스 상품에 복리 효과를 더하는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도 있죠.
이 밖에 올해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ETF는 채권형 ETF입니다.
올 들어서만 9조4929억원치 자금이 몰려들어 총 자산 규모가 18조 8864억원을 기록했는데요.
금리 상승 국면에서 채권 투자가 활성화된데다, 일반 채권처럼 만기 도래시 수익률에 따라 상환받을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호황이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올해는 증시가 내리막길을 걸으며 손실을 본 주린이들도 많을 겁니다.
그런데 잘 알아보면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ETF 상품들도 많죠.
ETF로 리스크를 분산할 수도 있고, 미래가 유망한 2차전지와 같은 업종형 ETF를 꾸준히 모아가며 적금들듯 장기투자를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알면 알수록 돈이 되는 ETF. 오늘도 주린이들의 현명한 투자를 응원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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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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