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톡]버려지는 물 '반도체 생산'에 다시 쓴다
SK하이닉스도 용수 공급문제 해결…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속도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새로운 물 자원을 확보했다. 예상대로라면 2030년에는 현재 쓰는 것보다 2배 정도 많은 물을 써야한다. 하지만 상수원에서 끌어다 쓸 수 있는 물을 올해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할수 있도록 하겠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반도체) 사장.
국내 반도체 생산 공장에서 하루 평균 31만t의 물을 사용하는 삼성전자가 ‘물 취수량 증가 제로화’를 추진하면서 찾은 해답은 ‘버려지는 생활하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라인 증설로 늘어날 용수 문제를 놓고 고민하다가 생활하수를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공장 주변 생활하수를 모아 재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경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위톡’에서 "생활하수로 하루 평균 47만톤의 우리가(삼성전자 반도체) 쓸 수 있는 물을 만드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큰 일"이라며 "2030년 실제로 사용될 물의 양은 지금보다 두 배로 증가하겠지만 상수원으로 부터 공급받는 물은 지금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활하수로 용수 공급…폐수는 1급수로=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환경부, 경기도와 5개시(수원·용인·화성·평택·오산),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과 하수처리수 재이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수원·용인·화성·오산시 공공하수처리장의 방류수를 반도체 사업장에서 필요한 공업용수 수준으로 처리해 삼성전자 기흥·화성·평택 사업장에서 공급받는 구조다. 협약을 통해 삼성전자가 2028년 말부터 공급받을 수 있는 용수의 양은 하루 약 47만4000톤, 연간 1억7300만 톤에 달한다. 각 사업장에 공급된 방류수는 추가 공정을 통해 일부를 ‘초순수’로 만들어 반도체 생산에 활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끌어다 쓰는 물 뿐 아니라 다 쓰고 배출하는 물의 오염물질 최소화도 추진한다. 수질 오염물질 제거 신기술을 적용해 2040년부터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자연상태‘로 처리해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물 정화 공정은 미생물을 이용한 생물학적 처리, 화학적 처리, 필터를 이용한 물리적 처리로 나눠 오염물질을 단계적으로 걸러낸다.
삼성전자는 하천에 방류하기 전 마지막으로 한국환경공단이 관리하는 TMS(Tele-Monitoring System)를 이용해 수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한 후 해당 데이터를 환경공단에 송부한다. 수질은 각각의 성분별로 법이 허용한 세부 기준치 대비 약 30% 수준으로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하루 평균 약 16만톤의 물을 정화해 각 지역 하천(화성캠퍼스→원천천, 기흥캠퍼스→오산천 등)으로 흘려 보낸다. 삼성전자는 처리를 마친 물에 수달이 살 정도라며 깨끗한 물이라고 설명했다.
◆용수 공급 문제 한 숨 돌린 SK하이닉스=용인에 들어설 반도체 클러스터 핵심 기업인 SK하이닉스도 최근 힘겹게 용수 공급 문제를 해결했다. 용인시가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용수 공급시설 실시계획을 승인해 고시하면서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이 속도를 낼 수 있게 된 것. 용수 공급시설 설치 공사는 내달 착공해 오는 2026년 7월 완료될 예정이다. 공업용수는 취수 지점인 여주시 남한강 여주보에서 이천시를 거쳐 용인시 반도체 클러스터 산단까지 총연장 36.9㎞의 관로(1500mm)를 통해 하루 26만5000t씩 공급된다.
용수 공급 문제가 해결되기까지는 1년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사업 시행자인 용인일반산업단지는 지난해 5월 용수공급시설 설치 공사를 위해 승인권자인 용인시에 인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취수 지점을 관할하는 여주시가 상생 방안 마련이 먼저라며 협의 과정에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용수시설 인허가 처리가 지연됐다.
지역 협의 불발로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이 지연되자 산업부가 전단팀(용인 반도체산단 용수시설 TF)까지 꾸려 중재에 나설 정도였다. 가까스로 반도체 용수 공급 문제는 해결됐지만 늦어진 일정 탓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산단은 완공 시점이 기존 2024년 말에서 2026년 말로 2년 미뤄졌다. 사업비도 기존 계획이었던 1조7903억원에서 2조3493억원으로 5590억원 증가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용인일반산업단지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독성·고당·죽능리 일원 415만㎡에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SK하이닉스는 이곳에 약 120조원을 투자해 4개의 반도체 생산 공장을 조성한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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