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나도 사막바람 맞겠다" 오일머니로 경제돌파구 찾는 尹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집권 2년 차를 맞아 경제 위기를 돌파할 키워드로 ‘중동’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18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내년에는 제2의 중동 붐으로 경제도약의 돌파구를 찾아보자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윤 대통령도 ‘나부터 사막바람을 맞으며 뛰겠다’고 참모들을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1970년대 오일쇼크와 세계 경제침체 시기에 중동 특수를 통해 경제 도약의 돌파구를 찾았는데, 최근 중동 국가들이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만큼 제2의 중동 붐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모색해 보자는 취지다.
지난달 17일 윤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관저의 첫 VIP 손님으로 초대한 것이나, 최근(11~14일)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아랍에미리트(UAE)에 특사로 보내 양국이 ‘특별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는 점을 강조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이같은 맥락이다.
윤 대통령이 중동에 정성을 기울이는 것은 산업 다각화를 통해 포스트 오일 시대에 대비하는 중동 국가들의 주요 전략 산업이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분야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빈 살만 왕세자는 국내기업 총수들을 만나 총사업비 약 670조원 규모의 네옴시티 사업을 중심으로 각종 협력 방안이 폭넓게 논의했다. UAE를 찾은 김 실장도 원자력·에너지·투자·방산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검토하고 귀국했다. 이에 여권에선 “내년엔 제2의 중동 바람이 강하게 불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확장외교가 중동 지역으로 진출한다는 의미도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동 산유국들은 물론, 정치 불안정 속에 경제 재건이 필요한 중동 국가들 또한 단기간에 경제와 자유민주주의 발전에 동시에 성공한 한국과의 협력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5년 중동 4개국 순방 뒤 참모들에게 “대한민국 청년이 다 중동 갔다고 할 정도로 해보라”고 중동 진출을 독려한 적이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21일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정부 부처들로부터 신년 업무보고를 받는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집권 2년 차를 맞아 (신년 업무보고가) 그동안의 성과와 향후 업무계획을 대통령뿐 아니라 국민께 직접 보고하는 대국민 보고 형식으로 진행된다”며 “2023년을 노동·교육·연금개혁의 원년으로 삼아 각 부처가 개혁 추진력을 확보하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인사들이 여전히 기관장을 맡은 방송통신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의 업무보고는 지난번처럼 서면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NSC,“北 고체연료 시험 주목”= 이날 대통령실은 북한의 추가적인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11시 13분~12시 5분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발사한 준중거리급 탄도미사일(MRBM) 2발 발사를 포착했다. 동창리는 사흘 전 북한이 고체 연료 추진 방식의 고출력 로켓 엔진 시험을 한 곳이다. 이에 대해 NSC 상임위원들은 “북한의 고체연료 시험에 주목하고 주민의 고통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사일 도발을 지속하는 김정은 정권의 행태를 개탄했다”고 이재명 부대변인은 전했다. 또 북한이 사이버 해킹 등 불법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점도 규탄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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