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질병청장 인사 실패에 정실 논란… 과학방역 신뢰 얻겠나

2022. 12. 19.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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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질병관리청장에 지영미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이 내정됐다.

질병청장은 코로나19 시국에 국민 건강과 직결된 방역을 책임지는 중요한 자리이다.

코로나19 초기부터 질병관리본부장 시절을 포함해 4년10개월간 방역 수장을 맡았던 정은경 전 청장은 정권이 바뀌면서 물러났다.

정부는 과학방역을 하겠다며 백경란 청장을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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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지난달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임 질병관리청장에 지영미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이 내정됐다. 질병청장은 코로나19 시국에 국민 건강과 직결된 방역을 책임지는 중요한 자리이다. 정치에 휘둘려서는 안 되는 직책이다. 대통령실은 지 내정자를 “자타 공인 전문가”라고 소개했지만, 벌써부터 정실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지 소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55년 죽마고우’인 이철우 연세대 로스쿨 교수의 배우자이기 때문이다. 신임 내정자가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라 해도 뒷말이 날 수밖에 없는 인사다. 유감이다.

윤석열정부는 취임 직후 질병청장을 교체했다. 코로나19 초기부터 질병관리본부장 시절을 포함해 4년10개월간 방역 수장을 맡았던 정은경 전 청장은 정권이 바뀌면서 물러났다. 정부는 과학방역을 하겠다며 백경란 청장을 임명했다. 그러나 백 청장은 취임 당시부터 바이오 관련 주식을 보유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으며 야권의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국회는 지난달 백 청장이 주식거래 내용 등의 서류 제출을 거부하고, 국정감사장에서 위증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백 청장 사의 표명에 대해 “과학방역의 기틀을 마련하는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왔다. 소임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이러니 국민이 정부의 인사 검증이나 과학방역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정부는 의료기관·대중교통 등을 제외한 실내에서 마스크를 해제하는 단계적 조정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실내 마스크 착용을 법적 의무 대신 권고로 전환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서 나온 말처럼 ‘국민에게 줄 설 선물’로 시점을 미리 정해놓고, 정책을 이에 맞추는 것은 과학방역이 아니다. 주간 위험도 평가, 감염재생산지수, 백신 접종률, 항체 보유율 등을 따져 적기를 찾아야 할 것이다. 코로나는 추위를 타고 다시 번지고 있다. 18일 위중증 환자는 석 달 만에 가장 많은 500명대를 기록했다. 계절독감도 확산하고 있다. 실내 마스크 의무가 해제되면 사망자가 늘 것은 분명하다. 피해를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을지 준비해야 한다. 정부는 근거에 입각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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