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한 핵 도발에 재무장 나선 일본… 딜레마에 빠진 한국

2022. 12. 19.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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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반격 능력 보유와 방위비 증액을 명기한 3대 안보문서를 개정해 사실상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 한 발 더 나아간 것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국과 대만의 관계 악화 등 안보 환경 변화를 앞세웠지만 최상위 안보문서인 국가안전보장전략에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명기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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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항공자위대가 2019년 도쿄도의 아리아케(有明) 린카이(臨海)광역방재공원에서 패트리엇(PAC3) 미사일 전개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반격 능력 보유와 방위비 증액을 명기한 3대 안보문서를 개정해 사실상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 한 발 더 나아간 것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국과 대만의 관계 악화 등 안보 환경 변화를 앞세웠지만 최상위 안보문서인 국가안전보장전략에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명기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대만을 놓고 벌이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과 북한의 비이성적인 도발로 빚어진 동북아시아 안보 위협을 지역 패권을 잡기 위한 재무장의 명분으로 삼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지금 한반도 주변의 군사적 긴장은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다. 북한은 18일 동해를 향해 탄도미사일 2발을 또 발사했다. 지난 16일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고출력 로켓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선전하더니 다시 미사일 발사에 나선 것이다. 올해에만 30여 차례 60여발의 미사일을 쏘며 폭주하는 북한과 이를 적당히 눈 감아 주는 중국에 맞서 한·미·일 3국이 군사·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미국은 북한이 사거리 1만㎞가 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 완성에 근접하자 한국과 일본의 긴밀한 협력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지난 16일 방위정책의 기본 방향을 담은 국가안전보장전략, 방위계획대강, 중기방위력정비계획 등 3대 안보문서를 개정해 적의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타격 능력을 보유하고, 방위비를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에서 5년 안에 2%로 늘린다고 의결한 것이다.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극도로 경계해야 하는 우리가 안보문서 개정을 무조건 비난할 수 없는 딜레마적 상황에 놓인 것은 안타깝다.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폄훼하고 군사 도발을 멈추지 않는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지금 우리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러나 이럴수록 우리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일본 정부가 77년 만에 전수(專守) 방위 원칙을 사실상 폐기했다고 우리가 자위대의 선제공격을 승인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 특히 한국의 동의 없이 일본의 자체 결정 또는 미국과의 협의만으로 한반도에서 군사행동을 벌이는 일이 없도록 미국의 명확한 입장을 받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일본 정부도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전후 평화국가 건설 약속이 형해화된다는 국내외 우려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웃 국가와 미래를 향해 경제·안보적 협력을 강화한다는 것은 최소한의 신뢰 구축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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