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의 황홀한 ‘라스트 댄스’…‘탱고 군단’ 36년 만에 월드컵 품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5)의 ‘라스트 댄스’가 완성됐다. 아르헨티나가 승부차기까지 치르는 대접전 끝에 2022 카타르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의 2회 연속 우승을 막은 아르헨티나는 36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킬리안 음바페(23)는 결승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했으나 경기 패배로 아쉬움을 삼켰다.
아르헨티나는 19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결승전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연장까지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를 거뒀다.
세계 최고의 팀 간 대결답게 경기는 초반부터 달아올랐다. 양 팀 선수들은 파울을 마다하지 않는 태클과 몸싸움 등을 통해 주도권 경쟁을 펼쳤다. 경기 초반은 앙헬 디마리아 선발 카드를 꺼내 들면서 공격적인 전술을 취한 아르헨티나가 분위기를 가져갔다.
전반 5분 알렉시스 맥칼리스터의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포문을 연 아르헨티나는 상대 문전 앞에서 여러 차례 크로스를 올리며 프랑스 수비진을 괴롭혔다. 반면 프랑스는 잦은 패스 실수를 범하며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23분 리오넬 메시의 패널티킥 골로 앞서갔다. 메시는 디마리아가 만들어낸 패널티킥의 키커로 나서 오른쪽 골문 구석을 노리는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메시는 월드컵 통산 12번째 골을 기록하면서 12골 8도움으로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까진 19개가 최다였다. 메시는 자신이 보유한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최다 골 기록도 재차 경신했다.
기세를 탄 아르헨티나는 전반 35분 추가 골을 뽑아냈다. 메시부터 시작한 패스가 맥칼리스터를 거쳐 디마리아에 연결됐고, 디마리아가 침착한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깔끔한 역습 공격이었다.
프랑스는 전반 40분 공격진 올리비에 지루와 우스만 뎀벨레를 빼고 마르쿠스 튀랑과 랑달 콜로 무아니를 투입하는 초강수를 띄웠다. 뎀벨레와 지루가 전반 내내 아쉬운 모습을 보이자 모험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는 볼 점유율, 슈팅수 등 모든 면에서 아르헨티나에 밀리며 전반을 마쳤다. 특히 전반 45분, 추가시간 7분 총 52분간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후반에도 아르헨티나의 공세가 계속됐다. 디마리아와 메시 등을 이용한 개인 전술을 통해 기회를 만들어냈다. 프랑스는 수비진의 육탄 방어와 위고 요리스 골키퍼의 선방으로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막았다.
프랑스는 후반 21분 코너킥 상황에서 콜로 무아니의 헤더로 첫 슈팅을 기록한 이후 조금씩 주도권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프랑스는 후반 35분 음바페의 패널티킥 골로 한 점을 만회했다. 음바페는 2개 대회 연속 결승전에서 골을 두 번째 선수가 됐다.
기세를 탄 프랑스는 1분 뒤 동점을 만들었다. 주인공은 차세대 축구 황제 음바페였다. 음바페는 튀람이 띄어준 공을 몸을 날리며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다. 음바페의 대회 7호 골이었다. 균형이 맞춰진 양 팀은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양 팀은 연장에서도 접전을 펼쳤다. 아르헨티나는 라우타로 마르티네스 카드를 교체 투입하며 변화를 노렸다. 마르티네스는 연장 14분 골문 앞에서 결정적 기회를 얻었으나 우파메카노의 환상적인 태클에 막혔다. 이어진 기회에서도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다.
아르헨티나는 연장 후반 2분 메시의 골로 다시 앞서갔다. 메시는 골문 앞에서 수비 맞고 튕겨 나온 걸 그대로 밀어 넣었다. 프랑스는 자칫 이대로 패할 수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음바페는 자신이 만든 패널티킥 골로 성공시키며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호나우두(브라질)에 이어 20년 만에 한 대회 8골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양 팀의 승부는 승부차기에서 결정됐다. 프랑스는 2번 키커인 킹슬리 코망의 슈팅이 막혔고, 추아메니의 킥은 골대를 벗어나면서 2-4 패배를 안았다. 아르헨티나는 4번째 키커의 슈팅이 성공하는 순간 그라운드를 달리며 기뻐했다
8년 전 독일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르헨티나는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36년 만에 월드컵 정상에 오르며 ‘세 번째 별’을 획득했다. 남미 국가가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것도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20년 만이다. 반면 60년 만에 2회 연속 우승을 노렸던 프랑스는 아르헨티나에 막히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메시는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안으며 진정한 축구 황제로 등극했다. 메시는 발롱도르 7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CL) 우승 4회,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등을 모두 석권했는데, 월드컵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의 한을 풀면서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발롱도르, UCL, 올림픽 금메달 4관왕을 목에 건 선수가 됐다.
수많은 개인 기록도 쏟아냈다. 총 26경기에 출전하며 역사상 가장 많은 월드컵 경기에 나선 선수로 기록됐다. 이탈리아의 수비수 파울로 말디니를 넘어 월드컵 무대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뛴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날 패널티킥 골을 기록하면서 월드컵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도 갈아치웠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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