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읽기] 다시 코로나 출발선 선 중국
중국이 난리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일순간에 바꾸면서다. 족쇄 같던 PCR 검사와 무자비한 봉쇄가 사라지자 감염자 폭증과 화장장의 긴 줄이란 새로운 풍경이 생겼다. 코로나가 처음 폭발하던 2020년 초 우한(武漢)의 모습이 재연되는 것 같다. 베이징의 발열 환자는 일주일 새 16배 급증하고, 화장터 12곳은 24시간 가동에도 평소보다 5~7일은 더 기다려야 화장이 가능하다. 무증상 감염자 수치도 발표하지 않기로 해 얼마나 많이 감염됐는지도 알 길이 없다.
중국은 이제서야 코로나와의 전쟁을 새롭게 시작하는 모양새다. 세계가 지난 3년간 겪고 난 것을 지금 시작하는 셈이다. 코로나와의 전쟁 출발선에 다시 선 것이다. 관건은 희생자를 어떻게 최소화하면서 위드 코로나에 안착하느냐다. 이제까지 나온 각종 전망은 불안한 게 많다. 전 중국질병통제센터 부주임 펑즈젠은 이번 사태의 첫 번째 최고조기에 중국인의 60%가 감염될 것으로 추정했다.
14억 인구 중 8억4000만 명이 감염된다는 이야기다. 현재 전 세계 감염자 숫자인 6억4800만을 훌쩍 뛰어넘는다. 사망자 추정과 관련해선 영국의 정보분석업체 에어피니티가 130만~210만, ‘네이처 의학’이 150만, 저우자퉁 중국 광시질병통제센터장의 200만 등 다양한데 모두 100만 명이 넘는 규모라 아찔하다.
이같이 엄중한 중국의 코로나 상황은 남의 일이 아니다. 코로나가 중국에서 처음 폭발하기도 했지만, 지난 3년간 눌려있던 코로나가 중국에서 다시 분출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어떤 사태를 초래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선 새로운 변이가 나올까 걱정이다. 중국이라는 너른 땅, 세계 최다 인구, 여기에 중국 특색의 위생 상황을 거치며 지금보다 더 강한 독성과 빠른 전파력을 갖춘 변이가 나올지 주목해야 한다.
중국은 이번 코로나 사태의 최고조기를 언제 맞을까. 중국 인터넷에선 빅데이터를 앞세운 연구라며 광저우는 이달 24일, 선전은 1월 1일, 상하이는 1월 6일 등의 말이 떠돈다. 그러나 중국의 유명 의학자 장원훙 화산(華山)의원 감염과 주임에 따르면 앞으로 1개월 후 중국은 이번 사태의 정점을 맞을 전망이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 직전이 된다.
자칫 귀성 발길이 의료체계가 약한 중국 농촌에 코로나 재앙을 뿌릴지 우려가 커진다. 중국은 이제야 시험대에 올랐고 시진핑 집권 3기의 운명도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아울러 세계의 코로나 상황도 새로운 시험대에 서게 됐다. 다시 말하지만, 지구촌 코로나는 중국이 끝나야 끝난다.
유상철 중국연구소장·차이나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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