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한동훈·이상민표 예산 쟁점…여야 협상 계속 진통
새해 예산안 협상이 윤석열 정부의 이른바 ‘빅2 장관’(행안·법무) 예산을 둘러싼 이견으로 법정 처리시한을 16일째 넘겼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정한 3차 처리 시한(19일) 하루 전날인 18일 여야 원내대표는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비공개 3자 회동을 포함해 주말 양일간 비공개 협상을 벌였으나 법인세율 인하와 빅2 장관 예산이란 2대 쟁점의 입장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에 이어 18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추경호 부총리와 함께 1시간여에 걸쳐 3자 협상을 벌였다. 주 원내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법인세 인하 문제와 행정안전부 경찰국,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만 여전히 의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라며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서로 계속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은 15일 ▶정부·여당의 법인세 최고세율 3%포인트 인하안(25→22%) 대신 24%로 1%포인트를 인하하고 ▶행정안전부 경찰국,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은 전액 삭감하는 대신 정부 예비비에서 쓸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중재안을 여야에 제시했다. 민주당이 윤 정부가 신설한 두 조직 자체가 위헌이라며 예산 편성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어 의장 중재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국민의힘은 중재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먼저 법인세에 대해 정부·여당은 “1%포인트 인하로는 기업 활력을 살리기에 부족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도 “원래 요구했던 3%포인트에 준하는 정도의 인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빅2 장관 예산이 더 큰 쟁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찰국과 인사정보관리단 두 개가 안 풀린다. (예산을 안 준다는 건) 정부 조직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건데 그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원내 지도부도 “법적 문제가 없는 조직을 마치 문제가 있는 것처럼 끌고 들어오니 협상 진전이 안 된다”며 “민주당이 그 부분에서 강경하다”고 전했다.
경찰국은 야당이 해임건의안을 단독 처리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인사정보관리단은 야당과 연일 설전 중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관리하는 신설 조직이다. 예산안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게 윤 정부 ‘실세 장관’을 둘러싼 여야의 힘겨루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제는 정부·여당이 의장 중재안을 좀 받아들여 달라고 (야당이) 요청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민주당이 19일부터 증인 채택 등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단독으로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 예산안 협상은 더 복잡해졌다. 또 예산 합의가 지연되면서 각 상임위에선 ‘안전운임제 3년 연장’ ‘건강보험 국고 지원’ 및 ‘30인 미만 사업장 8시간 추가근로’ 연장안 등 쟁점 일몰 법안 심사도 올스톱되면서 연말 폐지의 초읽기에 몰렸다.
◆한덕수 “노조 재정 투명성 요구”=한덕수 국무총리와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조속히 노동개혁 입법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 총리는 협의회에서 “노조 활동에 대해 햇빛을 제대로 비춰 국민이 알 수 있게 해야 된다”면서 “노조 재정 운영 투명성에 대해 정부도 타당성 있게 요구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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