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반도 둘러싼 동북아 안보 위협의 증폭 직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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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ICBM 고체엔진 실험 이어 탄도미사일 또 발사
일, 적 기지 공격력 확보하고 3대 군사비 강국 선언
새해를 열흘 남짓 앞두고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의 안보 정세는 불안해지고만 있다. 북한은 어제 동해상으로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 두 발을 발사했다. 지난달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지 한 달 만이다. 올해에만 36차례 65발을 쐈다. 지난 15일에는 ICBM용 대출력 고체엔진의 연소실험을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 발사장에서 실시했다. 고체엔진으로 만든 ICBM은 발사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요격 등의 대응이 더 어렵다. 미국을 위협하고 한·미 동맹을 흔들 수도 있는 상황의 진전이다.
동시에 일본은 적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을 갖추고 방위비를 5년 이내에 2배로 증액한다는 내용의 안보 문서를 공개했다. 외부로부터 공격받을 경우 자위권 차원에서 미사일 등으로 적의 공격 원점을 타격한다는 작전 개념이다. 일본은 이에 필요한 사거리 1250㎞의 토마호크 미사일 500발도 확보하겠다고 했다. 일본이 방위비를 국민총생산(GDP)의 2%까지 올리면 세계 3위의 군사비 지출국이 된다.
일본의 군비 증강에는 북한 핵·미사일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의 공세적 안보정책도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2027년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는 외신 관측까지 최근 나오고 있다. 급증한 일본의 안보 우려는 중국의 대만 침공(양안 사태) 때 대만과 불과 111㎞ 떨어진 일본 요나구니섬 등이 중국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가정 때문이다. 유사시 대만을 돕는 미국의 후방을 동맹인 일본이 지원해서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역시 불리해진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세를 뒤집기 위해 핵 공격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일본은 러시아와 북방영토 분쟁 중이다. 중·러의 위협적 행보 속에 한반도 주변의 군비 증강 도미노로 동북아의 안보는 급속하게 악화 국면을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중·러는 안보적인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군용기와 함정을 동원해 한반도 주위에서 연합훈련을 수시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도 잦아졌다. 중·러는 북한이 연쇄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도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번번이 무산시키고 있다. 책임 있는 국가의 자세란 찾아보기 힘들다.
문제는 우리의 자세다. 일본이 군비 증강을 본격화하면 한국은 북한과 함께 세계 3대 군사비 강국(미·중·일)에 둘러싸인다. 또 양안 사태 때엔 남중국해는 분쟁수역화해 동남아·중동·유럽을 오가는 해상 수송로가 막힐 수 있다. 우리 경제엔 막대한 피해다. 북한이 전술핵 능력까지 갖추는 7차 핵실험을 감행하면 안보는 총체적 위기를 맞는다. 정부는 2차대전, 한국전쟁 이후 다가온 최악의 안보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처할 모든 방안을 미리 강구해야 한다. 한·미·일 중심의 안보 협력 강화는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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