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6강 진출 기다리던 그 순간…카타르 명장면
포르투갈과의 본선 H조 3차전 직후 그라운드에 둥그렇게 모여 같은 조 우루과이-가나전 경기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지켜보던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모습이 카타르월드컵 10대 명장면에 선정됐다.
로이터통신은 18일 이번 월드컵에서 나온 명장면 10가지를 공개하면서 한국이 극적으로 16강 진출을 확정 지을 당시의 모습을 ‘한국의 초조한 기다림(south korea’s nervous wait)’이라는 제목을 달아 두 번째로 소개했다.
로이터는 “포르투갈을 상대로 후반 추가 시간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뒤 힘든 기다림이 시작됐다”면서 “한국 선수들은 센터 서클 부근에 둥글게 모여 우루과이와 가나의 추가 시간 경기를 거의 10분 가까이 휴대전화로 지켜봤다”고 소개했다.
당시 한국이 포르투갈에 2-1로 승리해 실시간 순위에서 H조 2위로 올라서며 16강 진출이 유력해진 상황이었지만, 가나-우루과이전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달라질 가능성이 남아 있었다. 가나에 2-0으로 앞섰던 우루과이가 한 골을 더 넣으면 골 득실차로 인해 한국이 탈락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우루과이가 가나 수비진을 몰아붙이는 장면을 가슴 졸이며 지켜보던 우리 선수들은 우루과이의 2-0 승리로 경기가 종료된 이후 비로소 환호할 수 있었다. 골키퍼 김승규(알샤밥)는 “시간이 이렇게 느리게 갈 수도 있다는 걸 처음 느꼈다”면서 “1초가 마치 10초인 것처럼 시간이 마냥 느리게 지나갔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한국 선수들은 한참을 기다려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이후에야 열광하는 팬들을 향해 일제히 내달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로이터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를 2-1로 물리치며 대이변을 연출한 장면을 10대 명장면 중 첫번째로 소개했다. 아울러 아르헨티나 간판스타 리오넬 메시(파리생제르맹)가 크로아티아와의 준결승전에서 상대 수비수 요슈코 그바르디올(라이프치히)을 따돌리고 세 번째 골을 어시스트한 장면, 포르투갈 핵심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모로코와의 8강전에서 패한 직후 눈물을 흘리며 돌아선 장면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으로 꼽았다.
조별리그 E조에서 강자들을 잇달아 물리치며 조 1위로 16강에 오른 일본도 10대 명장면 중 두 자리를 차지했다. 일본이 독일에 거둔 2-1 승리, 스페인에 거둔 2-1 승리가 모두 빼놓을 수 없는 하이라이트로 선정됐다.
아울러 남자 월드컵 사상 최초의 여성 심판의 등장,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4강에 오른 모로코 팬들의 뜨거운 응원, 프랑스의 간판 골잡이 킬리안 음바페(파리생제르맹)가 2골 1도움으로 펄펄 날았던 폴란드와의 16강전도 명장면으로 꼽혔다. 이밖에도 카메룬의 뱅상 아부바카르(알나스르)가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후반 추가시간에 결승골을 터뜨린 뒤 유니폼 상의를 벗고 세리머니를 하다 두 번째 경고를 받아 퇴장당한 뒤 주심과 악수를 하는 장면도 포함됐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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