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전시]마리아 스바르보바 사진전·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 개인전 外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마리아 스바르보바 사진전 '어제의 미래' = 컬쳐앤아이리더스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독특하고 매혹적인 작품으로 전 세계의 러브콜을 받는 여성작가 마리아 스바르보바(Maria Svarbova)의 작품을 소개하는 '어제의 미래 : FUTURO RETRO展'을 개최한다.
마리아 스바르보바는 슬로바키아의 사진작가로 복원과 고고학을 전공했다. 그녀의 전통적인 초상화에서 벗어난 실험적인 사진 스타일은 국제적인 찬사를 받으며 특히 보그, 포브스, 가디언 등 전 세계 출판물의 특집기사로 소개됐다. 다양한 작품 중 선택된 174점의 사진을 리빙, 퓨트로 레트로, 더 스위밍 풀, 커플, 로스트 인 더 밸리 5개 섹션으로 분류해 2010년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스바르보바의 주요 작품들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게 구성했다. 5개의 섹션은 작가의 예술적 경험과 개인적 경험을 다룬다. 그녀의 대표작인 스위밍풀 외에도 기업과 협업한 작품 및 최신 작품까지 현재와 과거를 총망라한다.
또한 사진 작품 외에도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볼 수 포토존까지 다양한 경험을 아우르는 전시를 선보인다. 마리아 스바르보바 작품의 특징 중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신구(新舊)의 적절한 결합을 통한 놀라운 조화를 만들어내는 지점이다. 스바르보바는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 사이의 균형을 섬세하게 조절하는 능력으로 관객이 그녀의 작품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신구(新舊)의 상호작용은 전시 타 이틀인 '어제의 미래(FUTURO RETRO)'를 짓는 참고자료가 된다. 전시는 2023년 2월 26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이수경 개인전 '이상한 나라의 아홉 용' = 더페이지갤러리는 이수경의 개인전 '이상한 나라의 아홉 용'을 개최한다. 새로운 매체에 대한 끊임없는 실험을 통해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펼치며 국내외 화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수경은 이번 개인전에서 그녀의 대표작 '번역된 도자기 (Translated Vase)' 27점과 신작 페인팅 '오 장미여! (Oh Rose!)' 13점, 그 연장선상으로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미디어 아트 2점을 함께 공개한다.
작가는 전시에서 입체, 평면 그리고 디지털 작업까지, 다채로운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깨진 도자 파편을 주 소재로 한 조각적 오브제 형식의 설치 작품 '번역된 도자기' 부터 최근 정진하고 있는 대형 회화 작품 '오 장미여!', 나아가 회화 속 오브제인 ‘장미’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영상 예술로 담은 미디어 작품으로 구성되어 특정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 작가의 광범위한 예술적 스펙트럼을 엿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특히, 이번 전시는 전시 제목이자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출품작인 '이상한 나라의 아홉 용 (Nine Dragons in Wonderland)'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전시는 장르 및 크기를 막론한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다. 새로운 차원의 창작 세계를 꾸준히 구축해온 작가의 작품들은 다각적으로 펼쳐지는 신비로운 나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전시는 2023년 2월 10일까지, 서울 성동구 성수1가 더페이지갤러리.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 개인전 '이미지, 상징, 기도' = 국제갤러리는 태국 출신 현대미술가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Korakrit Arunanondchai)의 개인전 '이미지, 상징, 기도'를 선보인다. 2021년 국제갤러리 전속 작가로 결정된 후 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첫 전시다. 작가는 영상, 퍼포먼스에서 회화, 설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작업을 통해 다양한 형식을 정교하게 엮어낸다. 아울러 개인과 사회, 삶과 죽음, 다양한 신념 체계를 아우르는 존재와 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을 제시해왔다.
이번 전시는 재와 흙으로 다져진 바닥의 전시장에서 작가의 대표 연작 '역사 회화'를 선보인다. 전시 공간을 뒤덮은 검은 흙바닥에는 작가의 기도문이 부조로 새겨져 있는데, 그 기도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태초에 발견이 있었다 / 잠을 방해하는 새로운 악몽 / 혼란에 질서를 부여할 필요 / 우리는 외면당한 기도를 통해 이 세상을 만들어 나간다. / 격변 너머에 광휘 있고 / 통합에 대한 향수 / 애도의 땅에서 / 공기에, 잡을 수 없는 것에, 당신을 맡긴다 / 유령은 갖지 못한다, 아무것도
전시장 바닥 가장자리를 따라 흐르는 기도문 위에는 작가의 '역사 회화' 및 '빈 공간(하늘 회화)' 작품들이 걸려있다. 2012년에 시작된 '역사 회화' 연작은 작가의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군으로, 청바지를 주요 재료로 삼는다. 서양 중심의 세계화와 노동의 역사에 대한 고찰의 일환으로 청바지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작가는 재료를 표백한 후 그 위에 다층의 이미지를 쌓아 올린다. 자신의 신체를 각인하거나 땅의 텍스처를 고스란히 옮긴 이 이미지들은 이후 불이 활약할 수 있는 무대, 불이 연소할 수 있는 재료가 된다. 다시 말해 작가는 이 회화에 불을 붙이는데, 이때 불이란 작업의 과정이자 주제로 거듭난다. 형식과 내용이 뒤섞이는 것이다. 회화에 불을 붙인 후 작가는 문제의 타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긴다. 불을 끈 후에는 불타고 남은 회화의 파편, 그 화재의 결과인 재, 그리고 불타는 과정을 기록한 사진이 한데 결합한다. 결국 최종 결과인 작품은 자신의 생성 과정을 생생하게 품은 양상을 띠게 된다.
작가는 ‘매체(medium)’라는 미술 용어와 ‘영매’라는 초자연적 대상의 관계성에 관심을 갖고 영혼의 존재와 그들이 우리의 정치 시스템 및 현실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오래 탐구해왔다. 이 맥락에서 불과 재라는 요소는 작가가 자신의 사적 경험, 주변의 사회적 사건들을 고찰하고 서술하는 방식에 주요한 재료가 됐다. 모든 것을 더 환원 불가능한 상태로 태워버리는 불과 그 결과물인 재를 둘러싼 이 여정을 통해 작가는 보는 이로 하여금 창조와 파멸의 우주적 순환구조에 대해 조망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전시는 2023년 1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제갤러리.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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