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국처럼… 길이 회자할 모로코 ‘검은 돌풍’
모로코가 2022 월드컵에서 길이 회자할 만한 돌풍을 일으켰다.
모로코는 18일(한국시간)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3위 결정전에서 크로아티아에 1-2로 졌다. 거듭 이변을 연출한 모로코는 4위로 카타르 대회 여정을 마쳤다.
FIFA 랭킹 22위 모로코는 벨기에(2위), 크로아티아(12위), 캐나다(41위)와 F조에 묶였다. 대체로 벨기에와 크로아티아의 토너먼트 진출을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모로코의 저력은 세간의 기대 이상이었다.
수문장 야신 부누(세비야)를 필두로 끈끈한 수비 조직력을 자랑한 모로코는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이후 스페인(7위), 포르투갈(9위) 등 유럽 강호를 줄줄이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아프리카 소속 국가가 쓴 월드컵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결승을 목전에 두고 프랑스에 패한 모로코는 3위 결정전에서도 크로아티아를 넘지 못했다. 모로코는 크로아티아보다 하루 덜 쉬고 경기에 임했다. 더구나 주전 중앙 수비수들이 줄부상을 당했다. 경기 중에는 센터백 자와드 엘 야미크(레알 바야돌리드)까지 다쳐 2선의 핵심인 소피안 암라바트(피오렌티나)를 수비수로 내리기도 했다. 악재가 겹쳤지만, 모로코는 끝까지 사력을 다해 싸웠다.
모로코의 여정은 20년 전 한국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한국은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해 유럽 강호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누르고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한국도 유럽 팀인 독일에 발목 잡혀 3위 결정전으로 향했고, 마지막 경기에서 튀르키예에 패해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때 한국이 기록한 4위는 아시아 국가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이기도 하다. 원팀으로 성과를 냈다는 점도 그때의 한국과 유사하다.
왈리드 레그라기 모로코 감독은 “축구는 사람들을 꿈꾸게 한다. 우리는 모로코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줬고, 그 꿈을 생생하게 유지했다”며 만족했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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