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 확산에 달걀값 불안…연말 장바구니물가 부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계속 확산하면서 달걀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AI 유행 상황에 방역당국은 물론 물가 당국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국내 가금농장의 고병원성 확진 사례는 총 46건이다. 이 가운데 달걀을 생산하는 산란계 농장은 13곳이었다. 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이들 농장이 기르던 산란계 약 154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전국 산란계 사육두수(7586만 마리)의 약 2%에 해당하는 수준이지만, 확진 사례가 전국 곳곳에서 나오고 있어 추가 확산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날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집계를 보면 전국 평균 달걀 소비자가격은 한 판(30개)에 6672원으로 평년(5년 평균, 5549원)보다 20% 상승했다. 사룟값 등 생산비용이 높았던 데다 AI 확산에 따른 수급 불안 심리도 계속돼 왔던 영향이다.
문제는 방역 강화 외에 뾰족한 대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달걀 한 판 가격이 7000원을 넘는 등 가격이 과도하게 오를 경우 외국산 달걀을 수입하는 계획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외국에서도 AI가 확산하며 수입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미국 농무부는 올해 고병원성 AI로 미국이 살처분한 가금류가 최소 5054만 마리라고 발표했다. 이전 최고 기록인 지난 2015년 살처분(5050만 마리)보다 큰 규모다. 미국 달걀 가격은 한 판에 12달러(약 1만5720원)까지 올랐다. 유럽도 상황이 좋지 않다.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PC)에 따르면 올해 AI 때문에 유럽에서 살처분된 가금류는 5000만 마리에 이른다.
국내 AI 위험도 역시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이날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9~11일 사흘간 전국 주요 철새 도래지 200곳을 조사한 결과 올해 국내에는 156만5291마리의 겨울 철새가 찾아왔다. 지난달(143만2646마리)보다 9.3%, 지난해 같은 때(151만9572마리)보다 3% 더 많은 숫자다. AI는 야생조류를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는데 올겨울 현재까지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된 것은 총 102건에 달한다.
중수본은 고병원성 AI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특별 방역 강화조치를 시행한다. 과거 발생 경향을 보면 12월에 특히 위험도가 높다. 올해 국내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특히 병원성이 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는 야생조류에서의 바이러스 검출은 총 83건으로 전년 동기(17건) 대비 건수가 4.9배 많다. 중수본 관계자는“지금이 방역에 있어 매우 엄중한 시기이므로 지방자치단체와 축산농가에서는 철저히 방역 관리를 해 달라”며 “위험도가 지난해보다 4.9배 높아 소독 조치를 2배 이상으로 늘려달라”고 당부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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