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자발적 한국어 공부... 한국 기업 도움 절실해"

김슬옹 2022. 12. 1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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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콩코르디아 언어마을 내 한국어 마을 관계자

[김슬옹 기자]

 한국을 방문한 미네소타주 콩코르디아 한국어마을 운영진. 왼쪽부터 미네소타주 콩코르디아 한국어마을 로스 킹 1대 촌장, 크리스틴 슐츠 전 이사장, 다프너 주르 2대 촌장
ⓒ 김슬옹
 
전 세계에 한글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미국 미네소타주 북부에 위치한 콩코르디아 언어마을(Concordia Language Villages) 내 한국어마을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어마을에 남다른 애정을 품고 있는 크리스틴 슐츠 전 이사장과 한국어 마을 2대 촌장인 다프너 주르 교수가 일주일 일정으로 한국어마을 지원을 호소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것이다. 마침 성균관대에 객원 교수로 와 있는 1대 촌장인 로스 킹 교수도 이날 함께했다.

인터넷 한글 도메인으로 한글 세계화에 이바지하고 있는 이판정 넷피아 대표가 지난 12일 자리를 마련했다. 이판정 대표는 이분들의 한국 교류를 후원하고 있다.

콩코르디아 언어 마을은 콩코르디아 대학교에서 1961년에 설립한 언어와 문화 교육 비영리 기관이다. 이곳에 오는 학습자들은 대개 18세 이하의 어린이와 청년들로 주로 방학을 이용해 2주간이나 4주간의 집중 교육을 받고 있다.

현재 14개 언어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숲속의 호수'로 불리는 한국어 마을은 러시아어, 노르웨이어, 핀란드어, 스웨덴어, 독일어, 프랑스, 스페인어에 이어 2019년에 여덟 번째로 설립된 독자적인 언어 마을이다.

한국어 교육 자체는 1999년부터 이루어졌지만 셋방살이 형식으로 이루어지다가 2019년에 독자적인 마을이 생긴 것이다. 일본어 마을과 중국어 마을이 없는 상황이라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어 마을이 있는 셈이다. 언어마을 운영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 온 슐츠 전 이사장과 로스 킹 교수의 한국어에 대한 열정 때문인 듯했다.

슐츠 전 이사장에 의하면 그동안 미국 전역과 수많은 다른 나라에서 7세에서 18세의 학생들 2000명 이상이 다녀갔다고 한다. 코로나 전염병 유행으로 잠시 주춤하다가 지금은 70% 수준을 회복했다고 한다.

한국 기업들의 도움 절실
 
 2019년 한국 방문 당시, 콩코르디아 언어 마을에 건설되고 있는 한국어 마을 조감도를 보여주고 있는 로스 킹 교수와 크리스틴 슐츠 전 이사장. 숲속의 호수라고 하는 한국어 마을의 조감도. 시몬는 박은관 회장의 통 큰 기부 등으로 현재 반 정도 완공됐다.
ⓒ 김슬옹
   
2019년에 이어 한국을 직접 방문한 크리스틴 슐츠 전 이사장은 이번 한국 방문 목적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어마을이 요즘 한국어 열풍으로 인기 있는 데 아직 완공이 안 돼 아쉽습니다. 시몬느 박은관 회장님 같은 분들의 통 큰 기부로 마을의 형태를 갖춰가고 있지만, 아직 50%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2024년 1단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한국 기업들의 도움이 절실해 이를 호소하고 도움을 받기 위해 방문했습니다."

한국어 마을은 단지 한국어만을 배우는 곳이 아니다. 평균 2주 혹은 4주간의 캠프 생활을 하면서 한국의 음식, 문화 등 모든 것들을 체험하는 곳이기에 다양한 시설과 건물이 필요하다. 4주 과정은 고등학교 언어교육의 일 년 과정과 같은 수준으로 여름마다 40명 이상의 학생들이 모여든다.

로스 킹 교수가 유창한 한국어로 답변을 거들었다.

"미국이나 캐나다에는 일본어, 중국어 교육을 위한 기반 시설과 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재정적 지원이 정부나 기업을 통해 수십 년 넘게 이뤄지고 있다. 반면 한국어를 위한 인프라에는 한국 정부든 기업이든 크게 투자한 전례가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이런 실정이라 한국어 마을에 장기적인 재정적 투자가 절실합니다."

외국인들의 자발적 한국어 교육이 더 중요
  
지난 10월에 외솔상을 받은 로스 킹 교수는 함경도 방언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한국학 개척의 선구자이다. 한국어마을 설립자이자 명예 학장인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의 로스 킹 교수는 한국어와 한국문학에 대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전문가로, 언어마을에서 한국어 교육을 담당한 지 무려 15년이나 되었다. 그런 만큼 한국어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인터뷰 내내 목소리가 높았다.

"한국어 열풍에 비교하면 한국어 교육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숲속의 호수와 같은 몰입교육은 효과가 매우 큽니다. 이곳을 거쳐 간 한 학생이 한국학 박사과정까지 간 경우를 보면서 이곳이 한국학의 파이프라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어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한국문화, 역사 모든 것을 체험으로 배우기에 효과가 큰 것이지요."

로스킹 교수는 외국에서 외국인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한국어 교육의 가치를 한국 정부가 지나치게 몰라준다고 하면서 한국 기업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국어 열풍 제대로 이어가야
 
▲ 한국어마을 2대 촌장인 다프너 주르 교수와 필자 한국어마을 2대 촌장인 다프너 주르 교수(스탠퍼드대), 태권도 공인 3단인 만큼 한국문화 사랑이 남다르다. 기자가 제작한 훈민정음 해례본 한국어·영어 세트 선물을 받고 흐뭇해하고 있다.
ⓒ 이판정
2014년부터 2대 촌장으로 8년째 봉사하고 있는 스탠퍼드 대학교 동아시아 언어 문화학과 다프너 주르 한국문학 교수는 태권도 사랑으로 한국문화와 한국어에 푹 빠지게 되었다면서 유창한 한국어로 이렇게 말했다.

"초창기에 한국어 배우려고 하는 아이들 대부분이 입양아거나 아니면 한국하고 관련된 아이들이었어요. 한류의 힘으로 어느 순간부터 한국말을 배우려는 아이들이 다양해지고 폭발적으로 증가했어요. 북미 지역에는 한국어 교육 인프라가 적어 대개 독학을 합니다. 그런 아이들이 이곳에 와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는데  얻는 효과는 상상 이상입니다."

18세 이하의 학습자를 위한 한국어 교육을 위한 인프라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숲속의 호수 교육 프로그램은 매우 효과가 크다고 강조하면서, 한류 한국어 열풍을 제대로 이어가기 위해서 한국어 마을을 더 풍성하게 가꿔야 한다고 했다.

크리스틴 슐츠 전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하루빨리 한국어 마을이 완공돼 18세 이하의 어린 학생들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제대로 체험하고 배우는 한국어 평생학습자 만들기의 마을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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