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800만 이란 여배우 '히잡 시위 지지'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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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시위'를 지지하며 정부 비판에 앞장서 온 이란의 유명 여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38)가 결국 당국에 체포됐다.
알리두스티의 체포 소식은 제일 먼저 그와 친분이 두터운 영화감독 사미아 미르샴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졌으며, 이후 17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과 사법부 산하 미잔(Mizan)통신도 그의 체포 사실을 보도하면서 이 사건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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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히잡 벗고 찍은 사진 SNS에 올려…인스타그램 폐쇄 당해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히잡 시위'를 지지하며 정부 비판에 앞장서 온 이란의 유명 여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38)가 결국 당국에 체포됐다.
알리두스티의 체포 소식은 제일 먼저 그와 친분이 두터운 영화감독 사미아 미르샴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졌으며, 이후 17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과 사법부 산하 미잔(Mizan)통신도 그의 체포 사실을 보도하면서 이 사건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IRNA는 알리두스티가 반정부 운동을 지지하는 허위·왜곡 정보를 게시하고 사회 혼란과 폭동을 선동한 혐의로 이날 당국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미르샴시는 "당국이 알리두스티의 집을 수색했으며, 현재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800만명이 넘는 알리두스티는 지난 9월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의문사로 촉발된 '히잡 시위'에 대해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혀 왔다. 그는 지난달 9일, 인스타그램에 히잡을 벗고 긴 머리를 노출한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 담긴 그는 소수 민족인 쿠르드족의 언어로 쓴 '여성, 생명, 자유'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이 사진은 100만건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 알리두스티는 이에 앞서 지난달 4일에도 "수년간 저항과 평등으로 하루하루 삶을 살고 자유를 꿈꿔온 내 땅의 여성들에게서 이 용기를 물려받았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이란에 머물겠다"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그의 마지막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반정부 시위에 가담해 사형당한 청년에 대한 것이었다. 이 게시물에서 알리두스티는 "그의 이름은 모센 셰카리였다. 이 잔혹한 사형 집행을 지켜보며 대응하지 않는 모든 국제기구는 인류의 수치다"라고 썼다.
23세인 셰카리는 지난 8일 테헤란 거리를 봉쇄한 혐의로 기소된 데 이어 이란 보안군 한 명을 다치게 했다는 이유로 처형됐다. 알리두스티는 계속해서 "당신의 침묵은 억압과 독재에 대한 지지"라며 시위에 동참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현재 알리두스티의 인스타그램은 폐쇄됐다.
10대 후반부터 배우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02년 이란의 국제영화제인 파즈르 국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면서 이름을 높였다. 2017년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세일즈맨'에서 주인공을 맡았으며, 올해 칸 영화제에서 호평받은 사이드 루스타이 감독의 '레일라의 형제들'에 출연하는 등 최근까지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독일어와 영어에 능통한 알리두스티는 2013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앨리스 먼로와 미국 유명 작가 니콜 크라우스의 책을 영어에서 페르시아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그의 부친인 하미드 알리두스티는 이란 대표팀 축구 선수로 활약했으며, 외국팀에서 뛴 최초의 이란인으로 알려졌다.
알리두스티는 예전부터 이슬람 율법주의가 강한 이란 정부에 저항해 적극적으로 맞서왔다. 2016년 칸 영화제 수상을 기념하는 기자회견에서는 팔꿈치 안쪽에 페미니즘 지지를 상징하는 주먹 모양의 문신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신이 페미니스트임을 인정했다. 또 2019년 유가 인상으로 인해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을 때도 "이란인이 시민이 아닌 포로와 다름없는 처지"라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한 적이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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