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시대의 베스트셀러③] 경기침체 ·기후위기…또 다른 재난이 부를 독서 트렌드 변화
“과학, 지구생테계에 대한 새로운 분석 이어질 것이라 분석”
코로나19 초기 불었던 투자, 재테크 열풍도 시들해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남긴 여파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가 촉발한 인플레이션 등 서민들의 일상도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
요동치는 정세 속 올 한 해 독자들은 최근 몇 년간 유행했던 경제, 투자, 부동산에 대한 실용적 정보를 제시하는 것이 아닌, 어려움을 헤쳐 갈 지혜를 제시하고, 또는 위로를 건네며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책들로 마음을 채워나가고 있다.
따뜻한 위로와 휴식을 전하는 힐링 소설의 인기가 여전했는데, 지난해에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와 같이 환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소설 열풍이 거셌다면 올해에는 ‘불편한 편의점’,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와 같은 일상적 공간에서 우리 삶과 이웃들의 이야기를 다정한 시선으로 그린 소설이 대세로 떠올랐다. 관계자는 “혼란한 현실의 고단함에서 벗어나 마음의 풍요와 안식을 전한 힐링 소설의 인기는 올해도 여전했으나 지난해는 판타지 소설 열풍이 거셌지만, 올해는 일상의 공간에서 우리 삶과 이웃들의 이야기를 다정한 시선으로 그린 소설이 더욱 대세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고금리, 고물가 시대가 되며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후에도 경제 관련 서적보다는 지금과 같은 힐링 소설 또는 자기 계발 도서가 인기를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앞서 힐링 소설의 인기 요인을 분석했던 예스24 관계자는 “2023년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예측이 이어지고 있어 자기 계발 도서들이 올해에 이어 관심을 받을 것 같다”면서 “2022년 종합 베스트셀러 2위에 빛나는 ‘역행자’는 구매자의 81%가 2040으로 경제적 자유를 향한 열망이 투여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평범한 환경에서 자력으로 부를 이룬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체득하고 성공의 개념과 원리를 탐구하려는 독서 트렌드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여파는 줄었지만, 기후위기가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유형의 재난을 향한 대중들의 관심사가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기후위기 심각성이 비단 최근에 불거진 새로운 문제는 아니지만 그 폐해가 구체화되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지구의 생태계와 환경을 향한 사람들의 높은 관심이 이미 시작되고 있으며, 그것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차가운 과학이 아닌 다정한 과학을 주제로 한 책들이 인기를 끌었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다정함의 과학’이 대표적인 예였다”면서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등을 비롯해 색다른 시선에서 과학 또는 지구 생태계를 분석하는 도서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과 맞물려 ‘탈지구’, 즉 우주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이 반영될 수 있을 것이란 짐작도 있었다.
이 관계자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을 해보고 싶은 부분이 아르테미스, 오리온 등 수많은 탐사선의 미션 수행 소식과 각종 우주 프로젝트에 대한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2030년에는 달에 착륙을, 45년에는 화성에 착륙을, 50년에는 우주 유인수송계획을 밝혔는데, 내년은 어느 해보다 우주과학기술과 관련한 책들도 많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해본다”라고 말했다.
한 출판 업계 관계자 또한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SF 장르의 약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후위기에 인류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다룬 김초엽 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이 젊은 독자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는 것처럼 ‘환경문제로 지구 전체가 위기에 처했다’는 불안감을 녹여내는 SF 장르들이 대중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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