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바뀌자…자사고 경쟁률 5년새 최고 "이과 선호, 정시확대 영향"
전국 단위 선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경쟁률이 최근 5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새 정부 들어 자사고 폐지 리스크가 줄어든데다 이과 선호와 대입 정시모집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전국 단위 자사고 10곳의 평균 경쟁률은 1.82대 1을 기록했다. 10개교에서 2591명을 모집하는데 4720명이 지원해 지난해(1.57대 1)보다 지원자가 16.5% 늘었다. 최근 5년 동안 전국 단위 10개 자사고 평균 경쟁률은 2019학년도 1.46대 1, 2020학년도 1.58대 1, 2021학년도 1.48대 1, 2022학년도 1.57대 1이었다.
이번에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자사고는 용인외대부고(2.99대 1)다. 하나고( 2.45대 1), 민족사관고(2.05대 1)도 인기가 높았다. 올해 수능 만점자를 배출한 포항제철고와 현대청운고의 경쟁률은 각각 1.05대 1에서 1.47대 1, 1.53대 1에서 1.72대 1로 올랐다.
지역 단위로 선발하는 22개 자사고의 평균 경쟁률도 1.13대 1에서 1.21대 1로 상승했다. 지원자 수는 9229명에서 9855명으로 6.8%(626명) 늘어났다.
지난해 미달을 기록했던 외고도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 전국 27개 외고의 경쟁률은 0.99대 1에서 1.13대 1로 올랐다. 지원자 수는 지난해 5230명에서 6095명으로 16.5%(865명) 증가했다. 부산외고가 1.70대 1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명덕외고(서울)는 1.59대 1, 부일외고는 1.52대 1이다.
전국 8개 국제고는 1.43대 1에서 1.79대 1로 올랐다. 지원자 수는 1627명에서 2036명으로 25.1%(2036명) 늘어났다.
정권 바뀌자 자사고 인기…'자사고 존치' 공식화
이처럼 자사고 경쟁률이 높아진 것은 통합수능 도입 이후 이과 선호도가 더 높아졌고 서울 주요 대학 중심으로 정시 비중을 늘리며 내신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의·약학 계열 인기가 더 높아지면서 이과반 중심으로 운영하는 자사고가 입시에 유리하다는 학부모들의 인식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정부는 자사고를 폐지하기로 했지만 새 정부 들어 폐지 리스크가 사라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운동 시기 자사고를 폐지하지 않겠다고 공약했고, 이주호 사회 부총리 겸교육부 장관도 "학교는 다양해야 좋다"며 자사고 존치를 주장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근 자사고 지정 취소 소송에서 법원이 자사고 손을 들어주며 정책 리스크가 사라진 점도 경쟁률을 끌어올렸다"며 "앞으로 고교 내신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특목·자사고 선호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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