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장염’ 의심했는데 ‘대장 게실염’ 진단…입원해야 할까?

조동현 매경이코노미 기자(cho.donghyun@mk.co.kr) 2022. 12. 1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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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 하복통에 발열·설사·혈변 증상
심할 경우 장 일부 절제 필요할 수도
홍진헌 세란병원 내과 과장 (세란병원 제공)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면 맹장염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고는 한다. 하지만 뜻밖의 진단 결과를 들을 때가 있다. 바로 ‘대장 게실염’이다.

대장 게실염은 ‘대장 게실증’이 악화될 경우 발생한다. 대장 내부의 압력이 높아지면 장벽이 약한 부위에서 대장 점막이 바깥쪽으로 밀리며 주머니가 생기게 되는데, 이를 대장 게실증이라고 한다.

국내 대장 게실증은 서양에 비해 드문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우리나라도 식생활 변화와 검사 방법의 발달로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유병률은 5.5%12%로 추정되며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 확률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 게실증은 선천적으로 장벽이 약한 사람에게 잘 발생하지만 후천적 요인도 많다. 불규칙한 식생활, 변비, 대장 내압의 증가,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이 대표적이다. 비만과 운동 부족 역시 게실 관련 질환 위험도를 증가시킨다. 그중에서도 섬유질이 부족해 일어나는 ‘변비’가 대장 압력을 높여 게실증을 일으키는 원흉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 게실염은 이런 게실의 입구가 대변이나 오염물 등으로 막히면서 발생한다. 세균 증식으로 게실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주변 조직으로 염증이 퍼지거나 심할 경우 천공이 발생할 수도 있다.

대표 증상은 심한 복통이다. 발생한 위치에 따라 우측 또는 좌측 복부의 통증이 느껴지며 이와 함께 발열, 설사, 변비, 혈변 등도 나타날 수 있다. 합병증으로는 출혈, 복막염, 누공, 대장 주위의 농양, 장폐색 등을 꼽을 수 있다.

홍진헌 세란병원 내과 과장은 “한국에서는 우측에서 게실염이 흔한 편이다. 많은 환자들이 우측 하복통으로 인해 맹장염으로 오인하지만 진찰 결과 급성 게실염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게실염의 치료법은 장염과 유사하다. 금식으로 장에 휴식을 주거나 충분한 수액 공급과 함께 항생제를 투약하는 식이다. 경미한 정도의 게실염은 입원이 필요하지 않다. 위장에 부담이 적은 음식을 먹고, 경구 항생제와 진통제를 복용하며 치료하면 충분하다. 다만, 심한 복통과 고열이 동반되고 면역이 떨어진 환자는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홍진헌 과장은 “게실염은 게실이 있다고 반드시 발생하지 않지만, 방치할 경우 합병증 위험이 있으므로 하복부 통증이 지속되면 참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농양이 크거나 천공이나 복막염 등의 합병증이 있다면 장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며 “게실염 예방을 위해 평소 충분한 섬유질과 수분 섭취, 또 적절한 체중 조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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