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다이어리]美 트리플데믹 경보…마스크를 다시 꺼냈다

뉴욕=조슬기나 2022. 12. 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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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손도 대지 않았던 마스크를 최근 다시 꺼냈다.

결국 뉴욕주를 비롯한 일부 보건당국은 지난주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새로운 권고 사항을 발표했다.

학교 등 실내에서 마스크를 다시 쓰라는 것이다.

이미 뉴욕만 해도 병원 곳곳이 다시 호흡기 질환 환자로 가득 차고 있다, 아동 응급실 숫자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일부 의약품을 구할 수 없다는 지역 언론들의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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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다이어리_뉴욕에서 미국 일상 속 이야기들을 전합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한동안 손도 대지 않았던 마스크를 최근 다시 꺼냈다. 뉴욕 맨해튼 빌딩숲의 칼바람이 매서워진 탓만은 아니다. 12월 들어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급격히 늘었다.

한국에서 감기 한 번 안 걸린 강골 체질이라 자랑하던 한 지인은 열이 39도를 웃돌아 일주일 내내 고생했다고 한다. 갑작스레 당일 약속 취소를 통보했던 뉴요커 친구는 며칠 뒤 사과 문자와 함께 ‘이렇게 아팠던 건 처음이다. '플루 샷(독감 예방접종)'을 맞지 않았다면 당장 CVS(드럭스토어)로 가라’고 조언했다. 코로나19에 재확진됐다는 지인도 한둘이 아니다.

최근 미국에선 이른바 ‘트리플데믹(Triple+Pandemic)’ 경고 목소리가 높다. 코로나19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 인플루엔자(독감)까지 동시에 유행하고 있어서다. 당장 몇안되는 지인과 그 주변만 봐도 이러한 상황이 그대로 체감된다. 결국 뉴욕주를 비롯한 일부 보건당국은 지난주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새로운 권고 사항을 발표했다. 학교 등 실내에서 마스크를 다시 쓰라는 것이다. 미국 연방정부도 지난 9월 중단했던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다시 무료로 배포하기로 했다. 곳곳에서 코로나19 무료 검사도 재개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지난 15일을 기준으로 미국의 코로나19 확진 사례는 2주 전 대비 33% 늘었다. 입원율은 18%, 사망자는 50% 급증했다. NYT는 “이달 들어 모든 지표에서 전국적으로 상태가 매우 악화했다”고 전했다. 각종 모임과 이동이 많았던 지난달 말 추수감사절 연휴가 최근 미국 내 확진자 급증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해는 독감도 예년보다 빠르게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올 시즌 독감 확진 건수가 이미 1300만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입원 건수는 12만건, 사망 건수는 7300건이다. 특히 올해는 평년보다 이른 시점부터 확산하며 전문가들로부터 13년 만에 최악의 독감 시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그나마 RSV가 최근 감소세로 접어들었지만 이 또한 전국적 감염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CDC는 지적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주변에서 잇따르는 코로나19 재확진, 독감 소식에 '설마, 나도 걸리겠어'라는 생각을 했었다. 괜한 걱정에 마스크를 쓰고 외출하고서도, 볼일을 보다 보면 자꾸 벗어둔 채 그 존재를 잊곤 했다. 몇달 간 마스크 없는 삶이 너무나 당연했던 탓이다. 한창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셌을 때와 달리 개인위생도 철저히 지키진 못했다. 주변에서 경고했던 부스터샷도, 플루샷도 업무가 바쁘다는 핑계로 예약과 취소를 반복했다. 그리고 그 '설마'의 틈은 바이러스가 침투하기에 생각보다 더 넓었던 모양이다. 지난주 며칠간 열과 잔기침, 몸살에 시달려야만 했다.

연말연시는 특히 모임과 이동이 잦은 시기다. 코로나19 치명률이 상당히 떨어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종식으로의 길은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여러 감염병이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확산하다 보면 의료체계에도 부담이 불가피하다.

이미 뉴욕만 해도 병원 곳곳이 다시 호흡기 질환 환자로 가득 차고 있다, 아동 응급실 숫자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일부 의약품을 구할 수 없다는 지역 언론들의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이번 겨울이 작년, 그 이전 겨울처럼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아시시 자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의 경고를 그냥 쉽게 넘길 수 없는 이유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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