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25세 좌완' NC 구창모, '132억 잭팟' 터졌다
[양형석 기자]
NC의 좌완 구창모가 만25세의 젊은 나이에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NC다이노스 구단은 17일 FA자격을 갖출 때까지 2년의 시간이 남은 좌완 구창모와 계약기간 6+1년 총액 132억 원의 조건에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구창모는 최소 2028년, 최대 2029년까지 NC유니폼을 입고 활약하게 됐다. NC의 임선남 단장은 "구창모는 신인 때부터 야구에 대한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를 보인 선수로 앞으로 그라운드 안팎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NC의 토종 에이스 구창모, 이번 시즌 부활에 성공했다 |
ⓒ NC다이노스 |
KBO리그에 유행처럼 번진 '비FA 다년계약'
한국야구위원회는 작년 7월 FA자격을 얻지 못한 선수의 다년계약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고 각 구단들은 간판 선수들이 FA자격을 얻기 전에 장기계약을 통해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가장 먼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팀은 작년 1월 SK와이번스를 인수한 SSG 랜더스였다. SSG는 작년 12월 잠수함 박종훈과 5년 총액 65억 원, 우완 문승원과 5년 총액 55억 원의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두 선수는 FA자격 취득이 각각 1년 남아 있었고 작년 6월 나란히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으며 일찍 시즌을 마감했던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SSG는 전력 안정화를 위해 팀을 이끌었던 두 선발투수와의 장기계약을 체결했고 두 선수는 나란히 지난 7월 마운드에 복귀해 SSG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특히 박종훈은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 3경기에 등판해 2.1이닝 노히트 무실점 투구로 홀드 2개를 기록했다.
SSG는 작년 12월 25일에도 주장 한유섬에게 5년 60억 원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겼고 결과적으로 이는 큰 결실로 돌아왔다. 2018년 41홈런115타점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낸 후 2019년 12홈런 52타점, 2020년15홈런 31타점으로 부진했던 한유섬은 작년 31홈런 95타점으로 부활에 성공한 후 SSG와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한유섬은 올해 2018년에 이어 커리어 두 번째 100타점 시즌을 만들며 SSG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비FA 장기계약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팀은 SSG뿐만이 아니었다. 삼성 라이온즈 구단은 지난 2월 올 시즌이 끝나면 FA자격을 획득하는 간판타자 구자욱과 5년 총액 120억 원이라는 비FA 최고액 기록으로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작년 139경기에서 타율 .306 166안타22홈런88타점107득점으로 맹활약했던 구자욱은 올 시즌 99경기에 출전해 타율 .293 5홈런38타점69득점으로 부진하며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했지만 메달획득 실패로 병역혜택을 받지 못했던 롯데 자이언츠의 '안경 에이스' 박세웅은 올 시즌이 끝나고 상무에 입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작년과 올해 2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올린 토종에이스를 잃을 수 없었던 롯데는 박세웅과 5년 총액 90억 원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하며 안경에이스를 붙잡는데 성공했다. 이제 박세웅은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이 더욱 절실해졌다.
유리몸-미필 핸디캡 극복할 수 있을까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1라운드 전체 3순위 지명을 받고 NC에 입단한 구창모는 입단 초기부터 NC 마운드의 미래를 이끌 좌완 유망주로 주목 받았다. 그렇게 1군에서 착실히 경험을 쌓아 나가던 구창모는 2019년 23경기에서 10승7패1홀드 평균자책점3.20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그리고 2020년에는 정규리그 9승1홀드1.74와 한국시리즈 1승1패1.38로 호투하며 NC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김광현(SSG)과 양현종(KIA 타이거즈)의 뒤를 이을 대한민국 최고의 좌완으로 성장할 거라던 구창모는 2021년 전완부(팔꿈치와 손목 사이) 피로골절로 수술을 받으면서 시즌을 통째로 날리고 말았다. 야구팬들로부터 리그 최고의 좌완과 '유리몸'이라는 두 가지 별명으로 불리던 구창모는 올해 5월말 1군 마운드에 돌아와 19경기만 등판하고도 11승5패 2.10의 뛰어난 성적을 올리며 잃었던 명예를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NC는 FA자격 취득까지 2년이 남은 만25세의 젊은 에이스 구창모와 6+1년 총액 132억 원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구창모는 이번 계약을 통해 NC구단의 첫 비FA 다년계약과 역대 비FA 다년계약 최고액, 그리고 역대 최연소 비FA 다년계약 등 여러 기록들을 세웠다. 7년 차 계약이 실행돼 2029년까지 NC 유니폼을 입는다 해도 구창모의 나이는 여전히 또 한 번의 대형계약을 기대할 수 있는 만 32세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번 구창모의 6+1년 계약은 지나치게 길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먼저 구창모는 프로 데뷔 후 아직 한 번도 규정이닝을 소화한 적이 없는 KBO리그의 대표적인 '유리몸 투수'다. 만약 구창모가 계약기간 중에 또 한 번 장기 부상을 당하기라도 한다면 NC가 입을 타격은 엄청나게 클 수밖에 없다. 구창모가 아직 병역의무를 마치지 못했다는 점도 구창모와 NC에게는 결코 작지 않은 부담이다.
물론 이런 우려들은 구창모가 계약기간 동안 건강하게 풀타임 선발로 활약해주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병역혜택을 받는다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분명한 사실은 NC가 구창모와 6+1년의 장기계약을 체결한 순간부터 구창모에게 팀의 미래와 운명을 걸었다는 점이다.
과연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하는 좌완선발 구창모는 NC를 다시 가을야구 단골손님으로 끌어 올리며 진정한 김광현-양현종의 후계자로 인정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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