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음바페 '마지막 승부', 우승컵은 어디로?

양형석 2022. 12. 1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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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19일 메시의 아르헨티나와 음바페의 프랑스 결승에서 격돌

[양형석 기자]

지난 11월 21일(이하 한국시각)에 개막한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모든 일정을 마치고 이제 결승전 한 경기만 남겨두게 됐다. 카타르 월드컵은 중동에서 열린 첫 번째 월드컵으로 많은 우려 속에서 시작했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본 결과 여느 대회 못지 않게 재미 있고 흥미롭게 대회가 진행됐다. 그만큼 이번 대회에서도 많은 축구팬들을 놀라게 한 이변과 재미 있는 장면들이 많이 벌어졌다는 뜻이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진출하며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켰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 일본이 독일과 스페인, 대한민국이 포르투갈을 꺾으면서 아시아 축구의 저력을 보여줬다. 한편 병상에 있는 펠레에게 월드컵 우승컵을 바치겠다던 브라질의 도전은 '8강 징크스'와 함께 막을 내렸고 피파랭킹2위 벨기에 역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황금세대가 저물었음을 보여줬다.

이처럼 많은 이변이 있었던 대회였지만 결승대진은 축구팬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강 팀들의 매치업이 성사됐다. 바로 1958년과 1962년의 브라질 이후 60년 만에 월드컵 2연속 우승을 노리는 프랑스와 8년 만에 결승에 진출해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멩FC)의 왕위등극을 기다리는 아르헨티나다. 특히 이번 대결은 파리 생제르멩의 동료이기도 한 '신구 축구황제' 메시와 킬리앙 음바페의 대결로도 축구팬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월드컵 우승으로 역대 최고선수 노리는 메시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참가한 지난 4번의 월드컵에서 2006년 독일 월드컵, 2010년 남아공월드컵 8강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준우승, 2018년 러시아 월드컵 16강으로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독일 월드컵 출전 당시 만18세의 어린 소년에 불과했던 메시도 어느덧 30대 중반의 노장 선수가 됐고 대부분의 축구팬들은 카타르 월드컵이야 말로 메시가 월드컵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거라 입을 모았다.

작년 코파 아메리카 대회에서 '숙적' 브라질을 꺾으며 국가대표로서 사상 첫 메이저대회 우승 타이틀을 차지한 메시는 A매치 36경기 무패라는 화려한 기록을 앞세워 월드컵을 맞았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지난 11월 22일에 열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게 1-2로 역전패를 당하면서 대회 첫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일부 축구팬들은 "메시는 역시 월드컵과 궁합이 좋지 않다"는 섣부른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월드컵 우승을 향한 메시의 열정은 몇몇 축구팬들의 생각보다 훨씬 강했다.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멕시코를 2-0으로 꺾으며 한숨을 돌린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가 이끄는 폴란드를 2-0으로 제압하며 C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아르헨티나는 토너먼트에서도 16강에서 호주에게 2-1 승리, 8강에서 네덜란드에게 승부차기 승리, 4강에서 크로아티아에게 3-0 승리를 거두며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메시는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4강전까지 6경기에서 5골3도움으로 8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득점과 도움 부문에서 모두 공동 1위에 올라있다. 결승전 결과에 따라 무관에 그칠 수도 있지만 마지막이 될 확률이 높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커리어 첫 우승과 득점·도움왕 동시 등극이라는 엄청난 업적을 세울 수도 있다. 메시는 이미 작년 코파 아메리카대회에서도 우승과 MVP, 득점·도움왕 동시등극을 달성한 바 있다.

많은 축구팬들이 메시를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인정하면서도 진정한 '역대 최고의 선수(GOAT)'로 부르는 것을 망설이는 이유는 바로 월드컵 우승컵이 없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메시가 이번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꺾고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린다면 명실상부한 역대 최고의 선수로 등극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 세계 대다수의 축구팬들이 메시의 '라스트 댄스'를 응원하는 이유다.

만 23세에 월드컵 2회 우승 도전하는 음바페

프랑스는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완벽한 신구조화를 선보이면서 1998년 자국에서 열린 프랑스 월드컵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프랑스는 16강부터 결승까지 토너먼트가 진행되는 동안 한 번의 연장승부조차 없었을 만큼 강한 전력을 과시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7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1958년 스웨덴 월드컵의 펠레(6골) 이후 역대 가장 많은 골을 성공시킨 10대 선수로 등극한 킬리안 음바페가 있었다.

프랑스는 러시아 월드컵 우승 이후 유로2020에서 스위스에게 승부차기로 패하며 16강에서 조기 탈락했다. 프랑스는 2020-2021 네이션스리그에서 벨기에와 스페인을 차례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지만 러시아 월드컵 당시와 비교하면 기복이 심해진 것도 분명한 사실이었다. 프랑스는 설상가상으로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폴 포그바(유벤투스FC)와 은골로 캉테(첼시FC),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CF)가 차례로 부상 이탈하며 큰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프랑스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독일을 삼켰던 '디펜딩 챔피언의 저주'를 극복하며 두 대회 연속 결승진출에 성공했다. 조별리그를 2승1패로 통과한 프랑스는 토너먼트에서 폴란드와 잉글랜드, 모로코를 차례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조별리그에서는 튀니지에게 덜미를 잡히기도 했지만 토너먼트에서는 매 경기 두 골 이상씩 기록하는 안정된 공격력을 선보였고 특히 4강에서는 돌풍의 모로코를 2-0으로 잠재우기도 했다.

러시아 월드컵의 무서운 신예에서 명실상부한 프랑스 대표팀의 에이스가 된 음바페는 6경기에서 5골을 기록하며 메시와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음바페는 팀 동료인 메시나 네이마르 주니오르 같은 현란한 개인기는 다소 부족하지만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수비수를 벗겨내는 능력은 단연 세계 최고수준이다. 단단한 피지컬과 침착한 마무리 능력 역시 '월드클래스'로 평가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많은 축구팬들이 이번 결승전에서 메시와 음바페를 주목하지만 프랑스는 음바페 외에도 4골의 올리비에 지루(AC밀란)를 비롯해 이번 월드컵에서 골맛을 본 선수가 6명이나 된다. 물론 음바페와 지루라는 걸출한 공격수들도 있지만 메시에게 크게 의존하는 아르헨티나에 비해 프랑스에는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가 더욱 많다는 뜻이다. 프랑스의 축구팬들은 결승에서도 프랑스의 월드컵 2연패를 이끌어 줄 영웅이 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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