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 또 수습 "참 길다"→이경규는 '황당'…올해도 챙겨주기 [SBS 연예대상②]

(엑스포츠뉴스 하지원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김빠진 시상식이 재현됐다.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2022 SBS 연예대상' 시상식이 개최됐다. 방송인 탁재훈, 개그우먼 장도연, 모델 이현이가 진행을 맡았다.

이번 'SBS 연예대상'은 대상 후보 전격 공개와 함께 최첨단 기술을 이용한 '예능연구센터' 콘셉트를 내세워 특색 있는 시상식을 꾸미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에 ‘2022년 가장 많이 버럭한 사람’부터, 올해 SBS 예능 화면에 가장 많이 잡힌 ‘SBS의 아들, 딸’까지 빅데이터 기반의 이색적인 질문들과 결과는 시청자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되기에 충분했다. 올해 신설된 '2022 SBS 아들·딸상', '소셜스타상'도 어느정도 납득할 만한 명분과 수상자로 시청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다만, 올해도 감동 없는 챙겨주기 시상식이 되풀이돼 아쉬움을 자아낸다.

올해의 프로그램상은 토크·리얼리티/쇼·스포츠/버라이어티 부문으로 쪼개 '미우새', '골때녀', '런닝맨'이 가져갔으며 인기상은 '골때녀' 주장단 9명과 배성재가 호명되며 무려 10명이 트로피를 안았다.

SBS는 '동상이몽2' 팀에게는 올해의 팀워크상을 챙겨 줬고, '골때녀'를 책임져주고 있는 감독진 11명에게는 작년 감독상에 이어 리더상으로 한 번 더 수상의 기쁨을 안게 했다.

SBS는 예능 대부도 챙겨야 했다. 이경규는 '2022년 가장 많이 버럭한 1위'에 이름을 올리며 베스트 캐릭터상을 수상했다. 이경규는 "살다 살다 희한한 상은 처음 받아본다. 무슨 좋은 상인지 모르겠지만 화낼 때마다 시청률이 소폭 상승한다니까 좋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SBS는 '공생의 법칙2'를 통해 환경보호에 힘써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 김병만에게도 에코브리티(친환경을 의미하는 에코와 유명인을 뜻하는 셀러브리티의 합성어)상을 신설해 안겨 줬다.

매년 연말 시상식을 두고 일침을 날렸던 김구라는 "올해 시상식을 보니까 루즈함마저 사랑스럽다"라며 말을 아끼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작년 'SBS 연예대상'은 뜬금 없는 '미우새' 팀 대상 호명과 공동 수상 남발로 재미와 감동을 실종시켜 시청자들의 눈총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신동엽은 "일단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 '그냥 한 사람만 주지'하는 마음을 분명히 갖고 계셨을 텐데, 제작진 입장에서는 한 사람만 주기 힘들었던 모양이다"라며 상황을 수습하기도 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신동엽은 "쭉 보면서 아마 그런 생각 하실 거다. '참 길게 한다', '참 다양한 분들, 프로그램이 상을 받는구나'. 저도 그런 생각을 하다가 '저 사람, 저 프로그램이면 받을만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시청자의 입장을 고려한 생각을 밝혔다.

신동엽은 대상 후보 호명을 앞두고 SBS 예능 본부장에게 "매년 연예대상 시상식 준비하면서 고민이 많으실 것 같다. 이 사람도 저 사람도 받을 자격이 있고. 어떻냐"라고 물었다. 이에 본부장은 "고민이 많다. 애써주신 덕에 너무나 많은 분이 받으실만하다. 매년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내년에도 더 행복한 고민을 하고 싶다. 여러분과 함께"라고 답했다.

그 누구도 애쓰지 않은 사람이 없기에 모두에게 상을 주고 싶은 마음일 것. 하지만 4시간이 넘는 긴 러닝타임 속 감동도 긴장감도 없는 시상식에 시청자들은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구색 맞추기식 시상식은 내년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이하 '2022 SBS 연예대상' 수상자(작) 명단.

▲ 대상 = 유재석
▲ 프로듀서상 = 탁재훈
▲ 최우수상 = 김준호, 이현이
▲ 우수상 = 허경환, 채리나
▲ 올해의 프로그램상 = '미우새', '골때녀', '런닝맨'
▲ 올해의 커플상 = 김종국, 유재석
▲ 올해의 팀워크상 = '동상이몽2' 팀
▲ 베스트 캐릭터상 = 이경규
▲ 에코브리티상 = 김병만
▲ 올해의 리더상 = '골때녀' 감독진
▲ 명예사원상 = 이상민
▲ 소셜스타상 = 임창정·서하얀, 유현주
▲ 인기상 = '골때녀' 주장단, 배성재
▲ 방송작가상 = 강승희(돌싱포맨), 서인희(꼬꼬무), 조혜정(배성제의 텐)
▲ 신스틸러상 = 임원희, 정혜인
▲ SBS 아들·딸상 = 김준호, 이현이
▲ 라디오 DJ상 = 윤수현, 웬디
▲ 올해의 티키타카상 = 경서, 서기
▲ 신인상 = 윤태진, 하석주

사진=김한준 기자, SBS

하지원 기자 zon122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