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짓는법 알려줬더니…'노상배변' 케냐 마을 달라졌다 [이젠 K-ODA시대]
케냐 북서부 투르카나 주(州)의 주도 로드워에서 차로 10분 남짓 거리의 나크와메키(Nakwamekwi) 마을. 이곳에 모여 사는 150가구는 3년 전 한국 정부로부터 화장실이 아닌 '화장실 문화'를 지원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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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에 아홉' 가구에 화장실
이 마을엔 몇해 전만 해도 '노상배변' 등 비위생적 화장실 문화 때문에 수인성 질병이 많았다. 한국 정부는 이를 간파하고 사업 첫해인 2019년부터 올해까지 순차적으로 마을 전체 150가구 중 약 92%인 138가구에 개별 화장실을 설치했다. 이제는 주민 대부분이 집집마다 화장실을 두고 용변을 본다.
정부는 화장실 개선 사업과 관련해 건설 자재 등을 직접 제공하기보다 화장실을 어떻게 짓는지 '방법'을 알려주는 데 주력했다. 특히 현지 문화와 경제 형편까지 고려해 자재들은 전부 마을에서 직접 공수해 제작했다고 한다.
![지난 7일(현지시간) 케냐 투르카나주의 나크와메키 마을의 화장실 모습. 마을 전체 150가구 중 138가구에 개별 화장실을 설치했다. [외교부 공동취재단(케냐 투르카나주)]](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12/18/joongang/20221218060045777kfoh.jpg)
실제 주민들은 제각기 다른 모양새의 화장실을 보유하고 있었다. 모두 배변 구멍이 있는 속칭 ‘푸세식’이지만, 자재는 가계 형편에 따라 흙부터 콘크리트까지 다양했다.
수도 시설이 열악해 용변을 본 뒤엔 화장실 외부에 걸려 있는 물통에서 물을 따라 손을 씻는다. 비누로 손을 씻는 것 또한 정부와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ㆍKOICA), 현지 유니세프(UNICEF) 등의 교육 성과다. 비누를 살 여력이 안 되는 가구는 불을 피운 뒤 남은 재를 활용해 손을 씻는다.
화장실을 만들고 위생 처리를 하는 '방법'을 알려줬으니 한 번 지었던 화장실의 수명이 다할 경우 새로운 화장실을 주민들이 스스로 척척 만든다. 배변통에 오물이 가득 차면 원래 있던 화장실을 아예 엎어버리고 주변 다른 공간에 구덩이를 판 뒤 간이 벽면 등을 옮기기도 한다.
![지난 7일(현지시간) 케냐 투르카나주의 나크와메키 마을의 화장실 모습. 마을 전체 150가구 중 138가구에 개별 화장실을 설치했다. 화장실 바깥에 걸린 물통과 비누. [외교부 공동취재단(케냐 투르카나주)]](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12/18/joongang/20221218060047075jvul.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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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배변 근절' 인증도
나크와메키 마을은 현재 '노상배변 근절마을(Open Defacation FreeㆍODF)' 인증을 받은 상태다. ODF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선 화장실 설치를 시작으로 주기적으로 시설 관리 현황을 주 정부 보건 담당자들로부터 확인받아야 한다.
김성우 코이카 홍보관은 "최근 개발협력 사업의 지향점은 과거의 양적, 물적 지원 중심에서 탈피해 주민들의 삶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있다"며 "현지 주민들이 직접 체화하고 현지화할 수 있는 해법을 전수하고 기술력을 활용한 효율적 생활 개선 방식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케냐 투르카나주의 나크와메키 마을의 화장실 모습. 마을 전체 150가구 중 138가구에 개별 화장실을 설치했다. [외교부 공동취재단(케냐 투르카나주)]](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12/18/joongang/20221218060048385pjgz.jpg)
현지에선 비정부기구(NGO)도 투르카나 주 주민의 위생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와 협력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투르카나 부족을 위한 여성 생리대 제작 교육 등 사업을 진행하는 국제구호개발 NGO '팀앤팀'의 크리스틴 위칼리는 취재진에 "생리 교육을 통해 여성들의 위생이 나아질 뿐 아니라 사회적 자신감도 함양할 수 있고 재봉틀 기술을 익힘으로써 소득까지 증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주민 대부분이 농ㆍ목축업에 종사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가뭄 등 기후 위기에 대응한 NGO 차원의 농업 생산성 증진 사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투르카나 주 칼로베예이 난민캠프 일대를 중심으로 코이카와 협력해 인도적 민관협력사업을 추진하는 월드비전 김신영 간사는 "주민들 스스로 극심한 가뭄을 견뎌낼 수 있는 '기후 회복력'을 강화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저수지를 개발해 수자원 접근성을 늘리고 가축을 위한 목초지 조성을 위해 외래 침입종을 제거하며 가뭄에 강한 여우가시꼬리풀 등의 씨를 뿌리는 작업에 지역 주민들을 고용해 소득 창출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케냐 투르카나주의 나크와메키 마을에서 어린 아이들이 취재진을 향해 하트를 보내고 있다. [외교부 공동취재단(케냐 투르카나주)]](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12/18/joongang/20221218060049696njxi.jpg)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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