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으로 갔나..."연어가 돌아오지 않는다" 생명의 강에 생긴 일
지난 10월 23일 오후 3시쯤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구영교 인근 태화강. 길이 67.8㎝의 연어가 강물을 거슬러 힘차게 뛰어올랐다. 태화강 생태관 측이 포획해 살펴보니 체중 3.1㎏의 수컷 연어였다. 올해 처음으로 태화강에 돌아온 연어다. 태화강 생태관 관계자는 “지난해 첫 회귀 연어 포획 시점과 비교하면 5일 빠르다”며 “이 연어는 2017~2020년 사이 태화강에 방류한 연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울주군에 따르면 올해 10~11월 모천(母川)인 태화강으로 돌아온 연어는 173마리다. 이는 지난해 136마리보다 37마리 늘어났지만, 2014년 1827마리가 되돌아온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 정도 수준으로 줄었다.
연도별로 회귀 연어 현황을 보면 2009년 614마리, 2010년 716마리, 2011년 271마리, 2012년 592마리 수준에서 2013년부터 1788마리, 2014년 1827마리로 급격히 수가 늘어났다. 이후 2015년 578마리가 회귀했고, 2016년 123마리, 2017년 143마리, 2018년 269마리, 2019년 162마리, 2020년 885마리, 2021년 136마리 순으로 감소했다.
회귀 연어 급감…원인은?
그러면서 김 연구사는 “매년 연어가 돌아오는 환경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회귀량이 줄어들었다기보다 변동했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다만 2020년부터는 새끼 연어 폐사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기존보다 한 달 이른 2월에 방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화강 생태관에 따르면 연어는 바다와 강을 오가는 회귀성 어종이기 때문에 환경변화에 민감하다. 따라서 회귀 연어 수가 줄어드는 원인도 다양하게 추정된다. 10월쯤 가을 태풍이 오면서 연어가 돌아오지 못하거나, 왜가리 등 포식자가 늘어나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차가운 곳을 좋아하는 연어 특성상 한국은 주변국보다 산란환경이 열악하다. 한국은 미국과 캐나다, 러시아 시베리아, 일본 북부 등과 비교하면 위도상 가장 낮은 곳에 있어 연어가 북한이나 일본 등 산란환경이 더 좋은 곳을 찾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죽음의 강’이었던 울산에 돌아온 연어
울산시는 태화강으로 많은 연어가 돌아올 수 있도록 2000년부터 연어방류사업을 펼쳤다. 어느 정도 자란 새끼 연어를 태화강에 풀어주는 일이다. 2016년부터는 회귀 연어에 직접 인공수정을 해 연어를 키워 방류했다. 이렇게 지난해까지 720만 마리의 새끼 연어가 바다로 나갔고, 2003년 5마리의 회귀 연어가 처음 발견된 뒤 지난해까지 약 8411마리가 태화강으로 돌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연어는 바다에 살다가 자신이 태어난 하천으로 올라와 산란하는 모천 회귀성 어류다. 일생에 한 번 산란하고 죽으며, 어린 연어가 바다로 내려간 후 2~5년 동안 성숙해 성어가 되면 산란을 위해 회귀한다.
울산=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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