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던 매머드 건드린 러, 바이러스 연구 나선 이유는?

황수미 2022. 12. 17.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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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러시아가 영구동토에 봉인된 고대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돌입했다.

인간의 면역 시스템이 경험해보지 못한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 벡토르의 이번 연구는 큰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러스학을 전공한 장미셸 클라베리 프랑스 엑스 마르세유대 교수는 "(벡토르가 연구한) 바이러스 중 일부는 20만∼40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며 "매머드를 비롯고 대 동물들을 감염시킨 바이러스라면, 인간 역시 감염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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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빙하기 동물 잔해 분석…선사시대 바이러스 연구 목적
프랑스 교수 "매우 위험한 실험"…인간 감염 우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최근 러시아가 영구동토에 봉인된 고대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돌입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바이러스가 대유행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주 국립 바이러스 생명공학 연구센터인 벡토르의 연구진은 매머드 등 빙하기 동물의 잔해를 분석하고 있다. 선사시대 바이러스를 확인하고 되살리기 위해서다. 바이러스의 진화 형태를 밝혀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연구는 지난해 시베리아 동북부 야쿠티아 지역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감염병의 유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간의 면역 시스템이 경험해보지 못한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 벡토르의 이번 연구는 큰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러스학을 전공한 장미셸 클라베리 프랑스 엑스 마르세유대 교수는 "(벡토르가 연구한) 바이러스 중 일부는 20만∼40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며 "매머드를 비롯고 대 동물들을 감염시킨 바이러스라면, 인간 역시 감염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아메리카 그린란드의 빙하 위에 있는 북극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고대 바이러스 연구는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영구동토의 얼음이 빠르게 녹아내리면서 갇혀 있던 바이러스들이 하나씩 드러나면서다.

이달 초에는 수만년 동안 시베리아의 땅 안에서 언 상태로 갇혀 있던 바이러스가 전염력을 유지한 채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 4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프랑스·러시아·독일 연구진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시베리아 야쿠츠크 지역의 영구동토에서 약 4만8500년 전 호수 밑에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바이러스를 포함해 인류가 처음 보는 바이러스 13종을 발견했다.

다만 당시 연구진은 인간이 아닌 아메바에 전염성을 보이는 바이러스만을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러한 바이러스 연구는 향후 온난화 영향으로 동토 봉인이 해제될 때를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정당화되는 추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필리파 렌초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바이오 보안 전문가는 "우리 사회가 그런 위험들을 감수하기를 원하는지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안전한 방법을 사용한다고 해도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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