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은 못 참지…한 달만에 사라진 프랑스의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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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침해를 이유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보이콧했던 프랑스 축구 팬들의 결심이 흔들리고 있다.
직전 대회 우승팀은 일찌감치 탈락한다는 징크스를 깨고 프랑스가 결승전에 오르면서다.
하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고, 직전 대회 우승팀이 부진한 성적을 낸다는 징크스를 깨고 프랑스가 결승까지 진출하자, 많은 축구 팬들이 다시 TV 앞에 앉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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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오르자 시청률 대폭 상승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인권 침해를 이유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보이콧했던 프랑스 축구 팬들의 결심이 흔들리고 있다. 직전 대회 우승팀은 일찌감치 탈락한다는 징크스를 깨고 프랑스가 결승전에 오르면서다.
프랑스는 18일(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와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격돌한다. 프랑스가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1998년 프랑스 대회와 2018년 러시아 대회에 이어 통산 3번째 월드컵 우승을 이룬다. 또 이탈리아(1934년·1938년)와 브라질(1958년·1962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월드컵 2연패를 이루는 나라가 된다.
프랑스가 우승에 다가갈수록 월드컵 경기 시청률도 상승세를 보인다. 이번 대회 경기를 중계하는 TF1 방송에 따르면 14일 프랑스와 모로코가 맞붙은 준결승전을 시청한 사람은 총 2069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4년 전 프랑스와 벨기에가 맞붙었던 월드컵 4강전(1910만명)과 비교하면 159만명가량을 더 확보한 셈이다.
시청률 조사기구 메디아메트리에 따르면 이번 준결승전 4세 이상 시청률이 66%로 집계됐다. 올해 최고 시청률 기록이었던 잉글랜드와의 8강전(63%)을 넘어선 것이다.
당초 프랑스는 이번 월드컵에 큰 관심을 드러내지 않았다. 카타르가 월드컵 개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주 노동자 수천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등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당시 유럽 곳곳에서는 카타르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며 월드컵을 보이콧하겠다는 움직임이 일었고, 프랑스도 그 물결에 동참했다.
월드컵 개막을 앞둔 지난 10월엔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잇따라 거리 중계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임에도 불구, 스트라스부르와 릴, 파리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보이콧 방침을 밝히는 지방자치단체가 늘었다. AP 통신에 따르면 당시 피에르 라바당 파리시 스포츠 담당 부시장은 "이번 대회 조직 과정에서의 환경·사회적 여건 때문에 대형 스크린을 이용한 거리 중계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고, 직전 대회 우승팀이 부진한 성적을 낸다는 징크스를 깨고 프랑스가 결승까지 진출하자, 많은 축구 팬들이 다시 TV 앞에 앉게 됐다.
프랑스 텔레비지옹 방송에 따르면 파리 생제르맹(PSG)에 카타르 자본이 들어갔을 때부터 축구 관람을 끊었다는 미카엘씨는 식당에서 우연히 월드컵 경기를 보고 나서 다시 시청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의 8강전에 자극을 받아 프랑스와 잉글랜드의 경기를 보러 술집에 찾아왔다며 자신을 '마약 중독자'에 비유했다. 경
기를 보면서 자신이 살아있음을 온몸으로 느꼈지만, 카타르 월드컵을 보이콧하겠다는 양심을 저버린 게 부끄러웠다는 그는 그날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에 기부를 했다고 한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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