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정진상, 428억 약속받고 화천대유에 5개 블록 분양 특혜"

김민중 2022. 12. 1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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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월 18일 정진상 당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과 관련한 구속 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정 전 실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54·구속기소)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대장동 사업자로부터 약속받은 뇌물 428억원은 민간사업자 측이 대장동 공동주택 용지 5개 블록을 수의계약으로 분양받아 주택 분양 사업을 하도록 해주는 대가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내용은 최근 검찰이 정 실장을 구속기소하면서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 적시됐다.


검찰 “공동주택 용지 용적률 상향과 임대비율 최소화도 승인”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지난 9일 정진상 실장을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부정처사후수뢰, 부패방지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핵심은 민간사업자 측에 특혜를 주고 민간사업자 몫 대장동 개발수익 가운데 428억원을 뇌물로 받기로 약속했다는 부정처사후수뢰 혐의다.

검찰은 공소장에 정 전 실장이 약속받은 뇌물의 대가로 총 5가지의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적시했다. 핵심은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대주주 김만배)가 공동주택 용지로 개발이 완료된 5개 블록을 수의계약으로 분양 받은 뒤 주택분양 사업을 해 추가 수익을 얻도록 ‘사업협약 및 주주협약’을 체결하도록 했다는 내용이다. 화천대유는 대장동 택지개발 사업으로 챙긴 배당금 4040억원 외에 아파트 분양 사업을 통해 3000억원 넘는 수익을 더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검찰은 정 실장이 공동주택 용지의 용적률을 상향하고 임대주택 용지비율을 최소화해달라는 화천대유의 요청을 승인한 것으로 적시했다. 이후 공동주택 용지의 용적률은 180%에서 195%로 상향됐고, 임대주택 비중은 15.29%에서 6.72%로 줄었다. 이 두 가지 특혜 제공 사실은 정 실장의 앞선 압수수색 영장이나 구속영장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이 밖에 검찰은 ▶정진상 실장이 화천대유의 요구사항을 그대로 반영한 민간사업자 공모지침서를 작성·공고하고 ▶합리적 이유 없이 화천대유가 포함된 하나은행 컨소시엄에 높은 점수를 부여해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게 하였으며 ▶민·관 특수목적법인인 ‘성남의뜰’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배당이익이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불구하고 성남시 측에는 1822억원만 배당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배당금을 전부 민간사업자 측에 몰아준 점 등을 수뢰에 앞서 제공한 특혜의 내용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2022년 12월 16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의 ‘윗선’으로 지목된다. 현재까지 사업 당시 최측근 3인방이 모두 재판에 넘겨졌다. 연합뉴스

검찰 “이재명 재선 직후 정진상·김용·유동규·김만배 의형제”


공소장에는 부정처사후수뢰 혐의가 구성되기 전 정진상 실장과 민간사업자 사이의 유착 과정도 담겨 있다. 정 실장과 이재명 대표의 또 다른 개발사업 당시 최측근인 김용(56)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유동규(53)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민간사업자 측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57)씨가 2014년 6월 ‘의형제’를 맺었다는 내용이다. 해당 시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직후다.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3인방이 김만배씨와 의형제를 맺은 이유로 검찰은 세 가지 포인트를 공소장에 적시했다. ①김씨가 같은 민간사업자 측인 남욱(49) 변호사 등과 함께 이 대표의 재선 당시 불법적인 방법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도와줬고 ②김씨가 당시 법조 출입기자로서 법조계 고위층과 친분이 두터우며 ③향후 김씨를 통한 법조계 로비에 따라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관계형성의 배경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검찰은 공소장에 이 대표와 정 전 실장 범죄 혐의와의 관련성을 강조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지내는 동안 자신에게 결재 상신된 보고서나 문건 등을 두고 사전에 정 전 실장의 검토를 거치도록 했다고 적시했다. 또한 이 대표는 언론 등을 통해 정 실장에 대해 ‘측근’ 또는 ‘정치적 동지’라고 표현한 사실이 있다고도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소장에는 ‘이재명’이라는 이름 총 81번 등장한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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