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상과 헤어질 수 없는 '헤어질 결심'... 최고 한국영화

성하훈 2022. 12. 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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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상 결산] 심사 논란없이 영화상 특색 드러내

[성하훈 기자]

 <헤어질 결심> 한 장면
ⓒ CJ ENM
올해 최고의 한국영화는 지난 6월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헤어진 결심>이었다. 누적 관객 189만을 기록하면서 손익분기점을 살짝 웃도는 흥행을 기록한 <헤어질 결심>은 연말 영화상 시상식이 마무리된 가운데, 주요 부문인 작품상, 감독상, 남녀주연상, 남녀조연상, 각본상, 신인상 등에서 가장 많은 상을 차지하며 올해의 영화로 우뚝 섰다.

<헤어질 결심>은 제28회 크리틱스초이스 어워즈 외국어 영화 부문과 아카데미 시상식 전초전으로 불리는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비영어권 작품상(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지명되면서 수상 영역을 해외로 넓히는 모습이다.

선택의 여지 없는 각본

먼저 작품상을 주는 국내 영화상들의 선택은 만장일치였다. 국내 3대 영화상인 대종상 청룡영화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영평상)을 비롯해 10월에 개최된 부일영화상, 14일 열린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제협상)까지 다른 영화들이 경쟁이 되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특히 각본상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만큼 가장 돋보였다. '내가 그렇게 만만합니까?' '저는 마침내 붕괴됐어요' 등 유행어를 양산해 낸 정서경 작가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대종상, 청룡영화상, 영평상, 춘사영화상, 부일영화상, 제협상에 이어 15일 열린 여성영화인상 등 각본상을 주는 크고 작은 영화상을 모두 휩쓸며 <헤어진 결심>의 수상 중 가장 큰 위력을 발휘했다.

정서경 작가는 지난 9일 대종상 수상 소감에서 "박해일 배우에게 인사하고 싶다"며 "말투와 눈빛으로 장해준 형사가 돼 주셔서 제가 큰 짐을 덜었고, 그것은 시나리오가 쓸 수 없다는 것이었다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며, 한 배우가 인생과 겪어온 것들로 캐릭터를 만들어갈 수 있는 과정을 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지난 9일 열린 대종상영화제에서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는 정서경 작가
ⓒ 대종상 제공
 
감독상 역시 박찬욱 감독의 절대 우위였다. 청룡상, 영평상, 춘사영화상, 제협상이 박찬욱 감독에게 그랑프리를 수여했다. 다만 대종상은 <킹메이커> 변성현 감독을, 부일영화상은 <한산: 용의 출현> 김한민 감독을 선택해 일부 다른 시선이 보이기도 했다.

남녀주연상 역시 <헤어진 결심> 박해일 배우와 탕웨이 배우가 가장 앞섰다. 박해일 배우는 대종상과 청룡상, 부일영화상, 춘사영화상을 수상했고, 탕웨이 배우는 영평상, 청룡상, 부일영화상, 춘사영화상, 제협상의 주연이 됐다.

남우주연상은 영평상이 <헌트> 정우성 배우를 선정했고, 제협상은 <범죄도시2> 마동석 배우에게 돌아가는 등 선택이 달랐다. 여우주연상은 대종상이 <인생은 아름다워> 염정아 배우를 선택하면서 탕웨이 배우의 싹쓸이 수상이 이뤄지지 못했다.

수상자가 가장 많은 여우조연상

올해 영화상 중 가장 시선이 많이 갈린 것은 여우조연상이었다. 수상한 배우가 모두 5명이었는데, 대종상은 <공조2> 임윤아 배우, 영평상은 <헌트> 전혜진 배우, 부일영화상은 <기적> 이수경 배우, 제협상은 <헤어질 결심> 김신영 배우가 수상할 정도로 영화상들의 선택이 대부분 달랐다. 청룡상과 춘사영화상을 받은 <장르만 로맨스> 오나라 배우가 상대적 우위를 차지했다.

남우조연상은 대종상과 청룡상을 수상한 <한산: 용의 출현> 변요한 배우와, 부일영화상과 제협상을 받은 <비상선언> 임시완 배우가 앞섰다. 영평상은 <킹메이커> 조우진 배우를 꼽았고, 춘사영화상은 <범죄도시2> 박지환 배우가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신인감독상은 <헌트>의 이정재 감독이 대세였다. 영평상, 청룡상, 부일영화상의 선택을 받았다. 반면 대종상은 독립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 박이웅 감독을 선정했고, 제협상의 선택은 <장르만 로맨스> 조은지 감독이었다.
 
 김혜윤 배우가 9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제58회 대종상 영화제> 레드카펫에 참석하고 있다.
ⓒ 이정민
 
신인여우상은 <불도저에 탄 소녀> 김혜윤 배우가 가장 주목받았다. 대종상, 청룡상, 제협상을 받았고, 영평상과 춘사영화상을 수상한 <브로커> 이지은(가수 아이유)이 뒤를 이었다. 부일영화상은 <십개월의 미래> 최성은 배우였다.

신인남우상은 춘사영화상을 공동으로 수상한 <이상한 나라 수학자>와 <장르만 로맨스> 무진성 배우의 각축이었다. 김동휘 배우는 청룡상을, 무진성 배우는 대종상을 수상하며 호각세를 이뤘다. 이밖에 영평상의 선택은 <범죄도시2> 손석구 배우였고, 부일영화상은 <좋은 사람> 이효제 배우를 선정했다.

<헤어질 결심>에 이어 여러 부문에서 주목받은 작품은 배우에서 연출자가 된 조은지 감독 <장르만 로맨스>였다. 여우조연상과 신인감독상, 신인남우상 수상에서 보듯 수상의 폭이 넓었다.
 
 한국영화제작협회상 신인감독상을 받은 <장르만 로맨스> 조은지 감독
ⓒ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제공
 
올해 주요 국내 영화상들은 심사 논란 없이 각 영화상의 다른 시선을 엿보게 했다. 신인상을 받은 <불도저에 탄 소녀>가 대표적인데, 저예산독립영화가 경쟁력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작 영화인 <한산: 용의 출현>과 천만영화인 <범죄도시2> 체면치레를 한 정도였다.

수상자의 각양각색 소감들도 관심을 끌었으나, 11월 25일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발표자로 나선 문소리 배우가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스태프를 애도하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외친 것이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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