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나 졸리, 20년 인연 결별…"UN에 환멸 느낀 듯" 왜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20년 동안 인연을 맺은 유엔난민기구(UNHCR)와 결별한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졸리는 UNHCR과 공동 성명을 내고 “UNHCR 특사로 일할 수 있어 감사했다”며 이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졸리는 “이제 다른 방식으로 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난민 및 현지 단체와 직접 소통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난민을 지원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1년 UNHCR에서 일하기 시작한 졸리는 2012년 특사로 임명돼 최근까지 활동해왔다. 그는 이라크 모술, 예멘 등 전 세계 분쟁 현장을 방문해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한 관심을 환기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한 난민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최근에는 팔로워 1400만명을 보유한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시리아 내전에 따른 난민에 대한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WP는 그런 졸리가 최근 유엔이 인권 침해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기관에 환멸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실제 졸리는 6월 타임지에 “유엔이 설립된 방식 탓에 유엔은 삶과 권리를 공정하게 대우받지 못한 채 전쟁과 박해로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을 희생시키고 강대국들의 이익과 목소리에 영합한다”는 비판을 내놓은 바 있다.
그는 당시 “수십 년간 국제기구 작업에만 집중했으며 현지 단체와 자원봉사자의 이야기를 듣고 이들의 노력에 힘을 실어주는 데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라고도 말했다.
필리포 그란디 UNHCR 최고대표는 16일 발표된 해당 성명에서 “우리는 수십 년 동안 이어진 졸리의 봉사와 헌신, 난민을 위해 만든 변화에 감사한다”면서 “졸리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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