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날엔…]경남의 파란 ‘김경수의 봄’ 다시올까

류정민 2022. 12. 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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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경남도지사 선거, 민주당 지방선거 역사 최고 성적
연말 사면복권에 쏠린 관심…尹대통령, 김경수 날개 달아줄까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편집자주 -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018년 6월13일, 정치인 김경수는 ‘인생의 봄날’을 경험했다. 더불어민주당 간판을 달고 경남에 파란을 일으켰던 날이다. 득표율 52.81%. 정치인 김경수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로 뽑혔다.

상대인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가 42.95% 득표율을 얻은 것과 비교할 때 완승이었다. 민주당 지방선거 역사상 경남에서 거둔 최대의 승리다. 정치인 김두관이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일은 있었지만, 당시 그는 무소속 후보 신분이었다.

경남은 민주당에 유리한 지역으로 보기 어렵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월9일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경남에서 58.24% 득표율을 올렸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37.38%를 얻는 데 그쳤다. 이재명 후보는 영남(TK)이 배출한 대선 후보였지만 서울 출신인 윤석열 후보에게 경남에서만 40만표가 넘는 격차로 패배했다.

민주당 입장에서 2018년 경남 지방선거는 꿈 같은 결과다. 당시 김경수 후보는 가장 유권자가 많은 김해와 양산에서 각각 65%, 57%라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했다. 창원 성산구에서 61%, 진주에서 51%의 득표율을 올렸다.

정치인 김경수가 진주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고는 하지만 민주당 간판으로 진주에서 5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인 결과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이 신뢰하던 김경수

정치인 김경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김해 봉하마을에서 대통령 퇴임 이후 삶을 보낼 때도 곁에는 정치인 김경수가 있었다. 아울러 정치인 김경수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던 정치인 중 한 명이다.

정치인 김경수는 2018년 경남도지사 당선을 토대로 청와대를 향한 꿈을 키웠지만 이른바 드루킹 사건에 휘말리면서 많은 게 달라졌다. 대법원은 2021년 7월 21일 ‘컴퓨터 등 장애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치인 김경수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드루킹 사건은 결국 그의 정치 생명을 흔들어놓았다. 정치인 김경수는 내년 5월 만기 출소 이후 5년이 지나는 2028년 5월까지 공직선거에 출마할 자격을 잃게 됐다. 이론적으로는 2027년 대선 출마가 봉쇄된 셈이다.

변수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경수 전 지사를 사면 복권해줄 경우 길이 열릴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 특별사면을 둘러싼 기류가 심상치 않다. 사면의 기류는 엿보이지만 복권 여부는 불투명하다. 급기야 김경수 전 지사는 부인을 통해 가석방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전했다.

김경수 전 지사는 “나는 가석방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처음부터 줄곧 무죄를 주장해 온 나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건임을 (수감 중인) 창원교도소 측에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끼워 맞추기식 사면, 즉 정치적인 들러리를 서지 않겠다는 메시지다. 이는 사면은 해주더라도 복권은 해주지 않겠다는 대통령실 기류에 대한 불편한 정서와도 관련이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복권 없으면 2028년까지 출마 불가능

복권되지 않는다면 김경수 전 지사가 풀려나더라도 정치적인 활동은 크게 제약된다. 본인이 출마할 길이 차단되는 데다 정치적인 행보도 한계가 있다.

정치인 김경수는 1967년생으로 만 55세에 불과하다. 2028년에도 60대 초반으로 현역 활동이 가능한 나이다. 문제는 정치인 김경수의 위상이 그때까지 유지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다. 정치에서 6년 후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민주당 간판을 달고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파란을 일으킨 과거의 정치인으로 머물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주목할 지점은 민주당 내부에서 그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친문(친문재인) 세력은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구심점이 없이 흩어진 상황이다. 정치인 김경수가 돌아온다면 새로운 구심점이 될 수 있다. 이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독주 양상으로 전개되는 야권 대선 레이스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정치인 김경수가 복귀하더라도 이재명 대표와 대척점에 서게 될 것인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다만 정치적인 구도는 미묘하게 흐를 가능성이 있다. 이는 민주당의 역동성을 높이는 요소이자 균열의 요소가 될 수 있다.

정치인 김경수가 돌아온다면 2018년 경험했던 인생의 봄날을 재연할 수 있을까.

경남에서 정치적 파괴력이 여전하다면 대선판도 자체를 흔들 수도 있다. 하지만 4년 전 경남도지사 선거 결과를 온전히 정치인 김경수의 개인기 덕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당시 김해시장과 양산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간판을 달고 출마한 후보들은 각각 63%, 5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경남에서 정치 영향력 여전할까, 국민의힘 견제구도 변수

정치인 김경수가 경남에서 민주당 정치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낸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선거는 전체적으로 민주당에 유리한 구도로 치러진 선거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당시 경남도지사 선거 결과를 문재인 전 대통령의 ‘후광 효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정치 환경의 변화와 맞물려 김경수 전 지사의 정치적 파괴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다.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는 점도 김경수 전 지사가 짊어져야 할 부분이다. 여권은 가석방 불원서를 낸 김경수 전 지사를 비판하면서 그의 약점을 공략 포인트로 삼았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14일 논평을 통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더럽힌 것에 대한 반성은커녕 자신이 양심수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사면 정국에서 관심의 초점이 됐다는 점은 김경수 전 지사의 기회 요인이다.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인 김경수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결정을 할지는 의문이다.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이재명 대표와의 관계 설정은 정치인 김경수의 연착륙을 좌우하는 또 다른 변수다.

물론 이재명 대표가 대선 항로에서 이탈해 민주당이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면 정치인 김경수의 주가는 다시 높아질 수도 있다. 문제는 여러 가정적인 상황이 정치인 김경수에게 유리한 방향대로 정리돼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는 점이다.

정치인 김경수가 대선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지만, 정치적인 재기에 이르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하나둘이 아니라는 얘기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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