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6시34분 불 꺼진 이태원에 울린 음성 “압사당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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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49일째인 지난 1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희생자를 기리는 시민추모제가 열렸다.
추모제에 앞서 대한불교조계종은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10·29 참사 희생자 추모 위령제(49재)를 봉행했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위원회는 오는 30일 2차 추모제도 서울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도로에서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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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49일째인 지난 1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희생자를 기리는 시민추모제가 열렸다. 영하의 추위에도 시민들은 이곳을 찾아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차가운 땅바닥에 앉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행사는 불교를 비롯해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등 종교단체들의 추모 의식으로 시작됐다. 추모제 중간 희생자들의 명단과 가족의 편지가 화면에 등장했고 이를 본 유족과 시민들은 희생자의 이름을 하나 하나 외쳤다. 고(故) 이지한씨의 모친은 이 자리에서 자장가를 부르며 눈시울을 붉혔다.
저녁 6시34분이 되자 전광판과 LED 촛불이 꺼지고 “모두 함께 추모”라는 진행자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렸다. 적막을 깬 건 참사 당일 112에 첫 신고를 한 시민의 음성이었다. 첫 신고자는 “압사당할 것 같아요. 겨우 빠져나왔는데…”라고 말했다. 저녁 6시34분은 압사를 언급한 112신고가 처음 들어왔다고 경찰이 발표한 시각이다.
앞서 공개된 112 첫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이 신고자는 “그 골목이 지금 사람들하고 올라오고 내려오고 하는데 너무 위험하거든요. 그러니까 사람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오니까 압사당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너무 소름 끼쳐요. 그 올라오는 그 골목이 굉장히 좁은 골목인데…”라며 “지금 아무도 통제 안 해요. 이거 경찰이 좀 서서 통제해서 빼고, 인구를 좀 뺀 다음에 그 다음에 안으로 들어오게 해줘야죠. 나오지도 못하는데 지금 사람들이 막 쏟아져서… 압사당할 것 같아요”라고 강조했다.
시민추모제 무대에 오른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대표발언을 통해 “누구는 밥 먹으러 갔다가, 회의하고 나오다가,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나오다가, 친척집에 왔다가 그 골목으로 그냥 지나갔을 뿐인데 왜 우리의 자식들이 어떻게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는지 국가는 아직도 설명하고 있지 않다”며 “특수본 수사도 참사 49일이 지났는데도 뭐 하나 또렷한 게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이 가장 안전한 곳에서 환생하기를 빌며 오늘 만큼은 최대한 경건하고 가장 소중한 마음을 담아 두 손을 모아본다. 우리를 잊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시민대책위는 공동호소문을 통해 ▲국가책임 인정·대통령 공식 사과 ▲피해자 참여 속 성역없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이태원 참사 기억과 희생자 추모 위한 공간 마련 ▲피해자 소통 보장 및 인도적 지원 등 종합 지원 대책 마련 ▲2차 가해에 대한 적극 방지대책 마련 ▲재발 방지 및 안전한 사회를 위한 근본 대책 마련 등을 정부에 요청했다.
추모제에 앞서 대한불교조계종은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10·29 참사 희생자 추모 위령제(49재)를 봉행했다. 아울러 유족들 서울 녹사평역 인근에 설치된 시민분향소에서 참배와 헌화를 한 뒤 이태원 도로로 행진했다.
추모제에는 친인척 등을 포함해 300명이 넘는 유가족이 참석했다. 유족 외에도 추모를 위해 모인 시민들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참석했다. 시민추모제는 서울 뿐 아니라 광주, 울산, 경남 창원 등 전국 13곳에서 동시 진행됐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위원회는 오는 30일 2차 추모제도 서울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도로에서 열 예정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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