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37% 뛰었다…편의점 크림빵 전쟁 부른 '반갈샷' 뭐길래
편의점 업계에서 ‘크림빵 열풍’이 심상치 않다. 일명 ‘반갈샷(빵을 반 갈라 단면을 찍은 인증샷)’이 유행하면서 이를 겨냥한 상품이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다. 일반 크림빵부터 생크림 도넛, 크림 단팥빵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17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MZ세대 사이에서 빵을 구매한 뒤 맛부터 보는 게 아니라 인증샷을 찍고 소셜미디어(SNS)에 먼저 올리는 문화가 활발해지고 있다.
편의점 CU가 올 1월 내놓은 ‘연세우유 크림빵’이 반갈샷 유행을 이끌었다. 전체 중량의 약 80%를 크림으로 채워 단면 사진을 예쁘게 찍을 수 있어서다. 연세우유 크림빵 시리즈는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1900만 개를 돌파했다. 이달 1~15일 연세우유 크림빵 매출은 출시 초(1월 12~26일) 대비 약 13.8배를 기록 중이다. CU는 최근 옥수수생크림빵도 내놓으며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GS25는 올해 10월 매일유업과 손잡고 생크림 도넛 2종을 출시하며 맞불을 놓았다. 생크림 도넛은 출시 일주일 만에 디저트 카테고리 매출 1위에 올랐다. 부동의 1위 상품이었던 ‘Kiri크림치즈모찌롤’을 넘어섰다. 반응이 뜨겁자 GS25는 다음 달 생크림 도넛 신상품 2종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당초 내년 3월로 예정돼 있던 출시 시점을 앞당긴 것이다.
치열한 경쟁 영향으로 맛과 품질이 향상된 편의점 빵은 ‘공장에서 대량 찍어낸 맛’이란 오명도 벗고 있다. 생크림 도넛의 경우 기름에 튀기는 특성상 품질 유지가 까다로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에만 총 8개월이 걸렸다. 전용 도넛 빵을 개발해 3~4일간 쫄깃한 맛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크림빵 인기 덕에 ‘편저트(편의점+디저트)’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이마트24는 세 종류의 생크림빵을 출시한 올 8월부터 12월 15일까지 냉장 디저트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7%나 증가했다. 대구 지역 유명 빵집 중 하나인 ‘근대골목 단팥빵’과 손잡고 선보인 크림빵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크림빵에 전통 수제 방식으로 만든 단팥소를 더해 차별화했다.
세븐일레븐도 뒤늦게 ‘크림빵 전쟁’에 참전하기 위해 신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매년 겨울 선보이는 ‘딸기샌드위치’ 속 생크림을 업그레이드했다. 올해는 제주우유 크림을 활용해 고소하고 진한 맛을 살렸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최근 생크림이 들어간 제품이 인기가 많고 인증샷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어 신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조가현 GS25 냉장 디저트 상품기획자(MD)는 “최근 신상품의 성공 여부는 SNS 구매 인증샷을 통해 빠르게 가늠할 수 있다”며 “상품 기획 단계부터 맛은 물론이고 인증샷이 가능한지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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