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4년만의 무혈 임협' 어떻게 가능했나…"어려운 시기 양보" 노사 맞손

전진영 2022. 12. 1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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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에서 4년 만에 갈등 없이 임금협상이 타결됐다.

그간 홈플러스는 업계에서 임협 등을 앞두고 노사 갈등이 잦은 곳에 속했다.

홈플러스는 코로나19 시기 임협, 매장 축소 등을 두고 노사가 계속해서 갈등을 빚어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임협을 진행한 이마트의 경우 3~5% 인상률로 직급별 차등이 있지만, 홈플러스는 점포 부점장, 본사 주임 이상을 제외하고 4.7% 정률 인상해 사측에서도 한 발 나간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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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대비 높은 4.7% 정률 인상에
노조도 "어려운 시기 회사 큰 결단" 수용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가운데)과 주재현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오른쪽), 이종성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이 12일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본사에서 ‘2022년 임금협약’ 조인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홈플러스)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홈플러스에서 4년 만에 갈등 없이 임금협상이 타결됐다. 그간 홈플러스는 업계에서 임협 등을 앞두고 노사 갈등이 잦은 곳에 속했다. 그러나 이번 임협은 "코로나19, 물가 인상 등으로 어려운 시기에 협상으로 해를 넘기지 말자"는 합의로 노사가 손을 잡으며 순조롭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올해 여름부터 진행한 임협을 지난 12일 타결했다. 임금 인상률은 4.7%이며, 설·추석 명절 지급 상품권 금액도 기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오른다.

홈플러스는 코로나19 시기 임협, 매장 축소 등을 두고 노사가 계속해서 갈등을 빚어왔다. 2020년도 임협은 노조 측이 제시한 인상률 18.5%를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20번 넘게 회의를 거쳐 결국 2년이 지나서야 3.7% 인상에 합의했다. 이후에도 점포 폐점 소식에 노조가 명절 총파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어려운 시기를 고려해 노사가 한발씩 양보했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홈플러스의 경우 수년간 실적 악화에 시달려 왔는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다 지난해엔 영업 적자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경기 부진 등 대외 환경이 악화하면서 당장 반등을 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임협을 진행한 이마트의 경우 3~5% 인상률로 직급별 차등이 있지만, 홈플러스는 점포 부점장, 본사 주임 이상을 제외하고 4.7% 정률 인상해 사측에서도 한 발 나간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노조 관계자는 "당시 잠정 협의안 투표에서 찬성이 90% 이상이 나왔다"며 "어려운 시기 회사에서도 큰 결단을 내렸다고 생각하며 노조에서도 이를 수용했다. 이를 통해 순조롭게 이견을 좁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빠르게 매듭지어야 한다는 상황도 한몫했다. 현재 홈플러스는 코로나19 시기 파업 등을 반복하며 임협이 계속 늦춰지고 있다. 이번에 진행된 임협도 내년도 임금 인상률을 결정할 시기에 올해 임금을 결정한 것으로, 1년씩 밀리고 있는 셈이다. 내부에서는 "노사도 협상이 길어지는 것은 부담이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내년도에 진행되는 협상은 다시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있다. 내년도 홈플러스는 임협과 단체협약을 동시에 진행한다. 경영 실적 등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이번과 동일한 인상 폭을 내기 어렵다는 것도 변수다. 현재 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는 "대내외 상황으로 보면 내년 임협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홈플러스 측은 "이제 임협이 마무리된 상태이기 때문에 내년도 임단협에 관해서 결정되거나 예고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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