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어때]‘안착’하지 못하면 원하는 ‘그곳’에 도달해서 또 뛰어야 한다
[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항상 쫓기는 기분인가. 휴일에 쉬고 있어도 마음이 편치 않은가. 괜히 공허하고 외롭고... 아등바등하며 전전긍긍하는 내 모습이 싫은가.
성과전문가인 브래드 스털버그도 마찬가지였다. 2010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의료 정책 구성안 수립에 참여했고, ‘포천’ 500대 기업 경영인과 전문직 종사자들,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운동선수들의 성장과 성공을 코치하는 소위 잘나가는 코치였지만 그는 불안, 초조, 산만, 무기력, 부정적 충동, 번아웃을 경험한다. 그는 타인보다 한 걸음이라도 앞서야 한다는 생각에 늘 허덕였다고 책 ‘나는 단단하게 살기로 했다’를 통해 고백한다.
저자는 타인보다 한 걸음이라도 앞서기 위해 경쟁을 쉬지 않는 태도를 두고 ‘영웅적 개인주의’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측정 가능한 결과만이 성공을 판가름할 수 있다는 편협한 믿음에 빠지는 순간 평생 도달하지 못할 결승점을 향해 뛰며 병든 채 생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행복은 크기보다 빈도가 중요하다는 말은 잘 알려진 가르침이다. 저자는 이를 ‘쾌락 적응’이라 설명한다. 새로운 것을 얻거나 달성하면 행복감, 안녕감, 만족감이 올라가지만 몇 달 가지 못해 그 수준이 원점에 이른다는 것이다. ‘도착 오류’도 마찬가지인데, 저자는 바라던 일을 이루고 원하는 곳에 ‘도착’하더라도 바라던 행복은 잠시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열심히 살았던 많은 이들이 이런 함정에 빠져 고생했다. 유명 가수 사라 버렐리스, 농구 스타 케빈 러브, ‘풀하우스’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 엔드리아 바버, 선구적인 과학자 스티븐 헤이즈 등이 그런 과정을 거쳤다. 그들은 안녕감과 평안감이 지속적 행복의 요인임을 깨달은 후 비로소 불행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는 단순히 저자만의 주장이 아닌 고대 선인들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불교의 붓다는 진정한 평화로움은 ‘애정 어린 인식’ 속에서만 찾을 수 있다고 했고, 스토아 학자들은 타인의 인정보다는 삶 속에 ‘제대로 안착’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가르쳤다. 도교 사상가 노자 역시 단단히 안착만 되면 세상 풍파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고, 4세기 기독교 사상가 성 아우구스티누스 역시 드러나는 성과를 좇는 열정의 노예가 되면 만족 없이 영영 ‘다음’만 좇는 처지에 놓인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제대로 ‘안착’할 수 있을까. 저자는 ▲수용 ▲집중 ▲인내 ▲취약성 ▲유대 ▲운동을 방안으로 제시한다.
일단 내가 있는 혹은 있어야 할 곳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UC버클리대학교 연구진은 ‘자신과 거리두기’ 방법을 권한다, 이를테면 내 상황을 친구 혹은 제 3자에게 대입해 나라면 어떻게 조언할까를 생각해보는 식이다. 그렇게 되면 삶에 좀 더 ‘집중’하게 되고 즉각적인 결과보다는 좀 더 먼 미래를 바라보며 잦은 경로 수정을 멈추게 된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자신의 취약성을 파악하고 인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저자는 자신의 경력이 위협받을 위험을 무릅쓰고 잡지에 자신의 강박 경험을 전했고 세계의 수많은 독자에게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받았다. 그 결과 사람들과 더욱 돈독해져, 깊은 유대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운동은 몰입과 집중의 가치를 일깨워 준다. 저자는 운동처럼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면 감정 조절과 평정심 유지가 쉬워지고, 창의력과 기억력이 향상된다고 전한다.
사실 관련 서적을 읽었다면 알만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저자의 경험과 일화가 관련 주장에 힘을 싣는 정도다. 결국 중요한 건 실천인데 저자는 틱낫한 스님의 말을 통해 ‘앎과 실천의 간극’을 줄이라고 권면한다. “정원을 가꾸고 싶으면 몸을 구부리고 흙을 만져야 한다. 정원을 가꾸는 일은 생각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것이다” 관련해서 저자는 독자에게 도움을 될만한 실천 미션을 책에 담았다.
나는 단단하게 살기로 했다 | 브래드 스털버그 지음 | 김정아 옮김 | 부키 | 1만8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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