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긴축·침체 우려에 1%안팎 하락…산타랠리 기대 꺾인 한주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지수는 16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이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면서 1%안팎의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81.76포인트(0.85%) 떨어진 3만2920.46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43.39포인트(1.11%) 낮은 3852.3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05.11포인트(0.97%) 하락한 1만705.41에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는 주간 기준으로도 2주 연속 하락하며 연말 산타랠리 기대감을 낮췄다. 이번주 S&P500지수의 낙폭은 2%를 웃돌았고, 12월 들어 낙폭도 5%대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S&P500 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특히 부동산, 에너지, 헬스케어, 기술주, 유틸리티 관련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개별 종목별로 메타플랫폼은 JP모건이 매수의견을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높이면서 전장 대비 2.82% 상승했다. 어도비는 예상치를 웃돈 실적과 연간 실적 전망에 2.99% 올랐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초 직원 감원 뉴스가 보도된 후 1%가까이 하락했다. 최근 낙폭이 두드러진 테슬라는 이날도 5%가까이 밀렸다. 애플(-1.46%), 엔비디아(-2.25%), 마이크로소프트(-1.73%) 등 다른 대표 기술주들도 부진했다.
투자자들은 이날도 Fed를 비롯한 주요 중앙은행의 긴축이 향후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주목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한 인터뷰에서 "추가 인상과 관련해 종착점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Fed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공개한 점도표 상 내년 최종금리는 지난9월의 4.6%에서 5.1%로 상향된 상태다. Fed 3인자인 윌리엄스 총재로부터 이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긴축 우려는 한층 더 커졌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역시 최근 지표 상 물가상승폭 둔화세를 환영하면서도 "아직 물가안정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고 긴축 의지를 강조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최근 경기침체 우려, 둔화하고 있는 지표들을 고려할 때 Fed가 5%이상 금리를 끌어올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베팅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내년 5월까지 기준금리가 5.0%~5.25% 이상으로 인상될 가능성을 30% 이하로 보고있다. 4.75~5.0%선을 약 절반 반영하고 있다.
제레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 교수는 CNBC 스쿼크온더스트리트에 출연해 "Fed가 끔찍한 실수를 하고 있다. 그들의 계획, 점도표는 너무 빡빡하다"고 비판했다. Fed의 계획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만큼, 추가 인상이나 금리인상은 자제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월가 대형 투자자문사인 에버코어ISI 역시 앞서 Fed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5%로 전망하고 실업률 전망치를 대폭 높인 것이 사실상 경기 침체를 경고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절반 이상이 내년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 미국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2%는 ‘나빠질 것’이라고 답변했다.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25%에 그쳤다.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8%였다.
발표된 경제 지표도 침체 우려를 키웠다. S&P글로벌이 집계한 미국의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2를 기록해 31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기준선 50을 밑도는 것은 제조업 경기가 위축세에 있다는 뜻이다. 12월 미국 서비스 PMI도 44.4를 기록해 전달의 46.2보다 더 떨어졌다.
보케 캐피탈의 킴 포레스트 창업자는 "이번주 초 예상을 밑도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시장은) Fed와 다른 중앙은행들이 덜 매파적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었다"면서 "그러나 그들(중앙은행)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전념한다고 단호히 말하면서 연착륙 희망을 앗아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가도 경기침체 우려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82달러(2.4%) 하락한 배럴당 74.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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