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듯 밀어, 내 위로 10명 덮쳤다"…英공연장 인파 아비규환

김다영, 김하나 2022. 12. 17. 01:4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국 런던 한 인기 가수 공연장에서 입구로 인파가 몰리며 3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났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날 밤 런던 남부에 있는 브릭스턴 O2 아카데미 공연장에서 수백명이 닫힌 입구 문으로 몰리며 3명이 크게 다쳤다. 중상자가 당초 4명에서 이날 낮 1명이 줄었다.

경찰과 구급대원 등은 오후 9시35분쯤 많은 사람이 공연장 건물에 억지로 들어가려고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공연장 앞부터 도로까지 인파로 가득 차고 사람들이 소리 지르고 힘겨워하는 영상들이 있다.

영국 런던 남부에 있는 브릭스턴 O2 아카데미 공연장에서 수백명이 닫힌 입구 문으로 몰리며 3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AP=연합뉴스

공연은 나이지리아 아프로팝 가수 아사케가 무대에 오르고 약 10분 후 취소됐다. 그는 공연장 밖 상황 때문이라고 말했고 이어 다른 관계자가 "3000명이 몰려 문이 부서졌고 경찰이 안전 문제 때문에 공연을 취소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약 5000석 규모 공연장에서 사흘간 열린 아사케의 공연은 9월에 입장권이 판매 몇 분 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였고 이날은 마지막 공연이었다.

BBC가 소셜미디어 영상 등을 분석한 데 따르면 경찰이 온 뒤 군중이 밀치는 힘에 결국 문이 열렸고 수십명이 공연장 안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건물 안에선 폭력 등 대혼란이 벌어졌다. 의식 없이 누운 사람들의 가슴을 누르며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이 보이고 경찰이 한 여성을 밖으로 밀어버리는 장면도 있었다.

영국 런던 남부에 있는 브릭스턴 O2 아카데미 공연장에서 수백명이 닫힌 입구 문으로 몰리며 3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AP=연합뉴스


한 피해 여성은 BBC에 "입장권을 내려고 줄 서 있었는데 사람들이 미친 듯이 밀어서 넘어졌다"며 "사람들이 내 머리와 온몸을 밟았고 10명 이상이 내 위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숨을 쉴 수 없었고 완전히 기절했다. 죽는 줄 알았다"며 "마지막 숨을 쉬고는 산소가 더 없었다. 정말 무서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14살 딸과 함께 온 50대 남성 아킨 오루와레이무씨는 "여성 두 명이 기절해서 높이 들려 나갔고 사람들이 많이 밀치면서 다쳤다"고 말했다.

20대 여성 제이 테일러씨는 입장권이 없는 소수의 팬이 억지로 들어가려고 했다면서 "사람들이 다른 사람 위를 말 그대로 뛰었고 경찰한테까지 그랬다"고 말했다.

언론인인 제이슨 오쿤다예는 공연장 측에서 아무 안내가 없었다고 지적하고 날씨도 춥고 너무 위험한 상황이어서 집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군중 밀집 사고 위험을 만든 요인으로 공격적인 경찰견도 언급했다. 영상에 개들이 보였지만 경찰은 경찰견은 현장 대응에 투입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영국 런던 남부에 있는 브릭스턴 O2 아카데미 공연장에서 수백명이 닫힌 입구 문으로 몰리며 3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AP=연합뉴스


경찰은 긴급 수사에 착수했으며 사건 경위 등을 철저히 따지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1명이 경찰관 공격 혐의로 체포됐으며 경찰관 한 명이 시민을 민 사건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이날 아침 트위터에 "런던에서 밤을 즐기려던 젊은 시민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 가슴이 아프다"고 적었다. 그는 관련 정보가 있으면 경찰에 알려달라고 촉구하면서 "가족들과 지역 사회가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수 아사케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전날 밤 다치고 어떤 형태든 불편을 겪은 이들에게 마음을 보낸다. 빨리 낫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구 노동당 의원은 "티케팅과 보안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며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결론을 내버리거나 누구도 탓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